과방위, '대형 CP에 망 안정성 의무 부과'로 의견 모아
과방위 법안2소위…"해외 CP 대리인 지정·서버 설치 의무 부과는 무리"
2020-05-06 20:03:49 2020-05-06 20:03:4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회가 대형 콘텐츠 제공업체(CP)들에게 망 안정성과 관련된 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심의위원회(과방위)는 6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국내·외 CP들의 역차별을 방지하는 법안, CP들에게 망 품질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 n번방 사태를 방지하는 법안 등에 대해 심사했다. 
 
김성태 과방위 법안2소위원장은 이날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CP에게 망 품질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은 품질의무를 안정성, 안정화 등의 용어로 대체하되 개정안과 실질적인 내용은 큰 차이 없이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더불어민주당 유민봉 의원의 법안이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은 대형 CP에 전기통신서비스 품질유지를 위한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망 품질 의무 관련 개정안들은 인터넷의 품질을 유지할 의무가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통신망 제공업체(ISP)뿐 아니라 네이버·카카오·페이스북·넷플릭스 등 CP에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과방위는 넷플릭스·구글 등 글로벌 CP와 국내 CP의 역차별을 방지하는 관련 법안들에 대해서는 실행 가능성을 높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로 논의했다. 일정 기준을 넘어선 글로벌 CP들에게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은 국가간 통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개정안도 무리한 면이 있다고 봤다. 
 
6일 국회에서 과방위 법안2소위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n번방 방지법에 대한 논의도 명확한 결론을 짓지는 못했다. 김 의원은 "우려가 있을 부분은 덜어내고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의 개정안으로 거의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대책의 일환으로 발의됐다. 포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동영상 업체 등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불법촬영물 유통방지에 대한 책임과 피해자보호의무를 부과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과 손해배상을 부과한 것이 골자다. 이 법안들에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반대 입장이다. 넷플릭스와 구글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보니 결국 국내 기업들에게만 규제가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원안대로 의견이 모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의한 개정안은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국가기관 등에 과업심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과업내용의 확정 및 과업내용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심의하도록 했다. 당초 이 개정안은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송희경·박선숙 의원이 발의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과 함께 과방위에서 다시 병합심사됐다. 개정안은 다시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지게 됐다. 공인인증서에게만 부여하는 독점적 지위를 폐지해 다양한 인증서비스 기술의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의 전자서명법도 원안대로 의견이 모아졌다. 
 
김 의원은 "이번 법안2소위는 20대 국회에서 가장 성과가 많은 회의였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은 조문 정리 후 내일(7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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