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정부 대응 매번 늦어…유흥시설 무방비로 둔 정책이 문제"
2020-05-11 11:32:52 2020-05-11 11:32:52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확진자가 70명 이상 나오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은 가운데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유흥시설을 무방비로 둔 정책자체가 문제”라며 “정부의 대응이 매번 한발 느리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 사진/뉴시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1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캐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라, 밀접접촉을 주의하라, 생활방역을 하라하고 있지만 사실 클럽을 이렇게 무방비로 놨뒀다는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석 교수는 “지금 (이태원 클럽에서) 수십 명 나오는 분들이 다 한 감염자에 의해서 감염이 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클럽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전수검사를 하면 꽤 양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없이 다니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냥 발견이 된 것”이라며 “한 곳에 전수검사를 하다 보니까 발견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증상이 없는 초기에 바이러스가 더 많이 나온다”며 “증상이 나타나는 그날, 혹은 그 전날 정도가 바이러스가 제일 많이 나오는 날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실 증상 없이 (클럽을) 갔다가 바이러스 실컷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신원 파악이 힘들거나 연락이 두절된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과 관련해 애초에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연락처를) 허위로 안 적게 법적인 제재, 이런 것을 미리 강력하게 예고를 했어야 한다”며 “신용카드라든지, CCTV를 본다든지, 주차장이나 택시 이런 것들을 다 파악하고, 핸드폰 기지국 이용한다면 조금 더 세밀하게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과 관련해선 매번 대응이 늦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정 교수는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 잘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앞서 클럽, 그다음에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학원, 이런 데를 허용한다고 발표를 했는데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은 진작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를 먼저 살려야지, 유흥을 먼저 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 터지고 나니까 집합금지 명령 내리고, 항상 이렇게 한 발이 늦는 다. 이게 며칠 늦는 게 굉장히 큰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하면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겠다고 발언 한 것에는 “매우 환영”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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