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업계 주요 현안인 한중 항로 개방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선사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한국 해운업계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지난해 7월 해운회담을 열고 컨테이너 항로 개방 관련 세부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해운업계 주요 현안인 한중 항로 개방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선사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한국 해운업계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뉴스토마토
기존 컨테이너 항로는 화물운송률을 적용해 컨테이너선 추가 투입을 결정하되, 세부기준은 다음 회담에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화물운송률는 컨테이너 화물 선적수량에서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나눈 값이다.
또 신규 항로는 기존 항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제하에 양국 민간협의체(한중카페리협회, 황해정기선사협의회 등)와 정부가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중국 선사들의 무분별한 취항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문제는 한국에선 항로개설 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업계에선 아직 세부기준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중국 선사와 정부는 이미 항로 개설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사 한 관계자는 "중국 선사는 지역 항무국, 해사국에 항로 개설 승인을 받은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운항이 지연되고 있을뿐 개설 움직임은 분명 있다"며 "반면 국내 선사는 항로를 추가로 늘릴 생각은 안하고 기존의 항권만 지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항로 개설에는 최종적으로 각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앞서 선사들은 실질적인 개방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 선사는 대부분 국영선사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 주도하에 협의 진행이 원활하다. 하지만 한국의 민간기업은 각자 계산기만 두드리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한국 선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민관, 협회 등이 협조해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맞지만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항로 개설 기회를 놓쳐 물량도 뺏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다 보니 민간기업이 자생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선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따른다. 그는 "해운사가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중 해운회담은 매년 1회씩 양국에서 교대로 열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사의 이익과 권익을 저버리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중간 협의을 통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고 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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