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가 고대하던 대규모 LNG선 발주가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발주 연기가 이제는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일각에선 조선사 위기가 조선기자재업체까지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LNG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를 내년으로 미뤘다.
조선업계가 고대하던 대규모 LNG선 발주가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발주 연기가 이제는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일각에선 조선업계 위기가 조선기자재업체까지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앞서 아람코는 지난해 5월 미국 셈프라 에너지(Sempra Energy)와 20년간 연 500만톤의 LNG를 구매하는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아람코의 선박운영 자회사 바흐리가 LNG선 12척을 발주할 계획이었다. 바흐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LNG선 시장에 진출하려 했다.
아람코 CEO인 아민 나세르(Amin H. Nasser)는 기본합의서 체결 당시만 해도 LNG 수요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시에 "전 세계 LNG 수요는 2035년까지 매년 4% 가량 급증해 5억톤을 초과할 것"이라며 "이 시장에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믿고 우리는 LNG에 대한 전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LNG 수요가 줄자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을 2021년까지 연기한 것이다. 이달 초에는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가 컨테이너선 6척 발주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롤프 하벤 얀센 하파그로이드 CEO는 "코로나 사태로 올 연말까지 무역침체가 계속되면 일부 컨테이너선사는 도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조선업계는 심각한 수주난을 겪고 있다. 올 4월까지 한국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급감한 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문제는 조선사 위기가 조선기자재업체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수주가 적으면 기자재업체 일감도 적어진다. 하반기에는 나아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지만 그저 막연한 기대"라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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