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인도 전 시운전해야 하는 선박들이 기술인력 부재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일정이 오래 지연될수록 고정비 증가가 부담이다.
1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 4월 기준으로 13척의 선박이 인도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인도 전 시운전해야 하는 선박들이 기술인력 부재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인도 일정이 지연이 길어질수록 고정비 증가가 부담이다. 부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선박 인도전 필수 절차인 시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소는 선박 건조후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최종 점검하고 선주에게 인도한다. 시운전 기간은 선박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특히 시운전에는 조선소뿐만 아니라, 선급, 선주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선박에 수입한 기자재를 설치했을 경우엔 납품처 서비스 엔지니어도 선박에 탑승해 성능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각국의 국경 봉쇄 조치로 출입국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난 3월 중순부터 가팔라지기 시작해 이제는 하루에 1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 따라 업무상 필수적인 사유가 인정될 경우 입국이 가능하지만 코로나 이전처럼 원활하지 않다.
이에 따라 인도가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에서 기자재를 수입했을 경우 본사 서비스 엔지니어가 입국해 시운전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들의 입국이 늦어지면서 전체 공정도 지연되는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대금 수령시기도 밀린 것이다. 조선사는 선박 인도시점에 계약 대금 60~70%를 받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인도일이 연장되면 그만큼 건조 대금을 수령하는 시점도 지연되는 것이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4월 기준 미인도에 따른 미수예상금액을 11억1000만달러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지급 구조가 과거와 달리 업계에 불리하다보니 인도해야 잔금 60~70%가 들어온다"며 "드물지만 선주 측에서 자금 조달 문제로 일정을 미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선박 일정이 밀렸지만 인도시점이 확정된 것도 있고 입국 절차 간소화로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며 "카타르도 LNG선 프로젝트를 가시화하고 있어 모든 상황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위기 상황을 해쳐갈 만한 기회는 있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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