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항공화물 호황으로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이 2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수익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솟았던 항공화물료도 최근 다시 꺾이면서 화물 부문이 '효자 노릇'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15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TAC)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미국 노선 kg당 운임은 5.84달러로, 전주보다 24.2% 하락했다. 같은 날 중국~유럽 노선은 6.46달러, 홍콩~유럽 노선은 4.6달러를 기록했으며 각각 전주보다 18.9%, 23.8% 떨어졌다. 한때 8달러 가까이 올랐던 항공화물 운임 급등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다만 여전히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1.5~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운송에 차질이 생기자 지난 2월부터 항공 운임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홍콩~북미 노선의 경우 지난 1월 kg당 3.1달러에 불과했지만 4월과 5월엔 각각 5.7달러, 7.7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유례없는 화물 호황에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급감에도 2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화물 호조세와 여객 사업량 감축 및 순환휴직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FSC들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시아나의 경우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FSC들의 화물 운송량 또한 전년보다 증가하며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4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월보다 12% 증가한 104.6톤을 기록했으며 5월에도 작년보다 15%가량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이 기간 전년 동월보다 4~6%가량 화물 수송량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여객기 승객 좌석에 '카고 시트백'을 장착하고 화물을 실은 모습. 사진/대한항공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 승객 좌석에 '카고 시트백'까지 장착하며 화물 운송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 기존에는 여객기 화물칸에만 짐을 실었었다. 여객 수요는 회복 기미가 보이질 않는데 화물 수요는 증가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이처럼 화물이 항공사의 효자로 급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객 급감에 따른 적자를 흑자 기조로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사 매출에서 화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화물 비중은 대한항공은 27.5%, 아시아나항공은 26.5%에 불과했다.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적자 탈출은 어려운 셈이다. 2분기 흑자를 낸다 해도 여객 회복 없인 이를 지속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나마 수익이 나는 화물로 항공사들이 몰리면 운임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중 갈등으로 세계 교역량 감소 같은 대외 환경도 변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로 2분기로 버텨낸다 해도 매출의 상당 부분인 여객이 회복되지 않으면 어려움은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결국 여객 수요 회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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