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최근 들어 또 다시 드라마의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부진한 상황에 화제성마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 드라마 일일 드라마를 제외하면 10%대 시청률을 넘어선 드라마가 단 한 작품도 없다. 심지어 일부 드라마는 1%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종합편성 채널 드라마 역시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JTBC 드라마 ‘야식남녀’는 0%대 시청률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내고 있다.
SBS 드라마 ‘굿캐스팅’은 첫 방송 당시 12.3%(닐슨코리아, 전국집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굿캐스팅’이 첫 방송 당시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이후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JTBC 드라마 ‘야식남녀’ tvN 드라마 ‘가족입니다’까지 합류했다. 더욱이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송승헌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족입니다’ 역시 한예리, 김지석, 추자현을 앞세워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굿캐스팅’은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도 시청률 8%대를 유지하며 월화극 1위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굿캐스팅’의 월화극 1위 기록이 대진표가 좋았기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보통 스타 배우, 성공한 드라마를 연출하거나 쓴 PD, 작가의 조합 등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높아진 기대치 만큼이나 드라마의 완성도에 더 깐깐할 수 밖에 없다.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다 보니 깐깐한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최근 정형적인 로맨스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야식남녀’ 역시 소재가 특별하다는 당초 기대감과 달리 별다른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는 진부함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반면 ‘굿캐스팅’은 신인 작가의 입봉 작품으로 대놓고 B급 감성을 표방한다. 그렇기에 ‘굿캐스팅’은 치밀한 개연성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간 중간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CG가 이러한 B급 감성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 이를 통해 코미디, 액션, 멜로를 한데 뒤섞어 놓은 적당한 볼거리와 웃음을 줬다. 그러다 보니 ‘굿캐스팅’의 황당한 설정, 개연성 없는 전개조차도 시청자들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굿캐스팅’ 조영 이후 SBS는 차기작을 때로 편성하지 않았다. 대신 예능과 교양이 ‘굿캐스팅’의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최근 방송사들은 드라마 편수를 줄이고 있다. 과거에는 전작이 성공을 할 경우 차기작이 어느 정도 전작의 후광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렇다 보니 방송사 입장에서는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질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드라마 제작 현장이 어려워진 만큼 드라마 한 편, 한 편에 대한 성공이 절실한 시기다. 그런 가운데 ‘굿캐스팅’은 B급 감성이라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굿캐스팅 김지영 이종혁 이상엽 최강희 유인영 이준영. 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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