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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지난 19일 아침 조금 늦어 카카오 택시를 호출해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택시에 정신없이 올라탔는데 내부가 조금 특별했습니다. 가만히 둘러보니 청각장애인 기사님이 운전하는 '고요한택시'라고 써 있었습니다. 조수석 뒤편에 부착된 태블릿 같이 생긴 화면으로 '기사님에게 말 걸기'도 가능하고, 손소독제도 비치돼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원봉사하는 학생이 손글씨로 쓴 안내문 등 섬세한 서비스가 돋보였습니다. 말하진 않았지만 기사님은 젖은 머리로 택시에 올라탄 출근길이 늦었을 거라 생각하셨는지 최대한 빨리 가주시려고 애쓰시기도 했습니다. 아침을 이렇게 시작하니 종일 마음이 따스해지는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고요한택시에 대해 좀 더 알아봤습니다.
고요한택시는 2018년 6월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탑승하면 차량 안에 부착된 태블릿을 통해 목적지나 요구 사항을 기사님에게 말하면 기기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 기사님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카카오 택시를 호출하면서 이미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뒀기 때문에 다른 택시와 큰 차이 없이 그저 고요한 서비스를 즐기며 차량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이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은 건 코액터스(Collective Impact Leaders).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 리더 양성'을 모토로 한 동아리 '인액터스'에서 활동하던 대학생 3명이 진짜 사회적 기업가가 된 건데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송민표 대표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업화하면서 모두의 아이디어를 모아 섬세한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합니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대한민국에 있고,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하게 됐고요. 장애인 일자리 문제에 포커싱을 맞춰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해외에서 승차공유(Ride Sharing)업체들을 통해서 청각장애인 분들이 운수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도 그런 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그쪽에서는 종이에 글로 쓰는 필담 방식을 통해 소통을 하던데,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에 IT기기를 활용해 의사소통기기를 만들어서 고요한택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고요한택시는 이르면 오는 8월 출시되는 '고요한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직접 호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코액터스에서 직접 플랫폼은 물론 차량을 운영하고, 기사님들을 채용하게 되는 건데요. 송 대표는 "고객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게 첫 목표고, 그걸 토대로 해서 장애인뿐 아니라 비 장애인도 좋다고 느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주지만, 때론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사회적으론 늘 누군가를 소외시킨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술과 혁신을 이렇게 더불어 사는 데 적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착한 기술'이 될 거란 기대도 갖게 됩니다. 지금까지 뉴스토마토 이슈&현장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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