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세계적인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음반 판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컬러드 바이닐 캠페인'을 8월 한달간 진행한다.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한정판 컬러 LP를 선보이는 캠페인으로 국내에선 서울 용산구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오는 8월 1~31일 총 19종의 컬러 LP를 판매할 예정이다.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퀸, 더 후, 크림, 마빈 게이, 본 조비, 벨벳 언더그라운드, 딥 퍼플, 엘라 피츠 제럴드, 롤링 스톤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한정판 컬러 LP를 만나볼 수 있어 음악 마니아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전설적 명반'으로 꼽히는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1967년 데뷔작 ‘The Velvet Underground & Nico’를 만나볼 수 있다. 팝 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의 ‘바나나’를 앨범 커버로 사용한 바로 그 앨범이다.
The Velvet Underground - The Velvet Underground & Nico 1LP.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성 도착증, 사디즘과 마조히즘, 매춘, 마약 등 쉽게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록 사운드에 담은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하지만 발매 당시엔 예술적인 커버와 대조적인 어두운 주제로 극단적인 평단의 반응이 엇갈렸으며, 노골적인 표현으로 당시 방송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8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세션으로 녹음을 끝내 노이즈로 가득한 로파이 사운드가 매력적인 이 앨범은 이후 펑크, 고딕 록, 슈게이징에 이르는 여러 스타일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맑은 첼레스타 연주와 부드럽고 포근한 선율로 전개되는 편집증에 대한 곡 ‘Sunday Morning’이나 불협화음 속에서 다양한 성적 테마를 펼치는 ‘Venus In Furs’, D플랫과 G플랫 단 2개 코드로 구성된 ‘Heroin’ 등 명곡들이 수록돼 있다. 이 곡에 대해 롤링스톤지는 “위대한 곡을 만드는 데는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고 평하기도 했다.
롤링스톤지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반 500장’과 로버트 다이머리가 쓴 ‘죽기 전에 꼭 들어야할 앨범 1001’에 올라있기도 한 데릭 앤 도미노스(Derek And The Dominos)의 ‘Layla And Other Assorted Love Songs’ 역시 눈길을 끈다.
Derek And The Dominos - Layla And Other Assorted Love Songs 2LP.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1970년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 세션 밴드 더 도미노(The Domino)와 만든 프로젝트 앨범으로, 그들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이기도 하다.
친구 조지 해리슨의 아내인 패티 보이드를 짝사랑한 에릭 클랩튼의 애타는 감정을 담은 앨범으로 데릭이라는 가상의 자아를 앞세운 에릭 클랩튼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발매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타이틀곡 ‘Layla’가 싱글로 히트를 기록하며 록의 클래식으로 재평가 받았다.
팝 칼럼니스트 김경진은 “이 앨범의 모든 곡이 탁월하지만 12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니자미 간자비가 쓴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 ‘레일라와 마즈눈’에서 영감을 얻은 명곡 ‘Layla’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어 “두 천재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과 듀안 올맨이 들려주는 도입부의 잊을 수 없는 7음계와 5음계 기타 리프, 애절하게 울부짖는 클랩튼의 목소리, 그리고 소위 ‘피아노 엑시트’로 불린 두 번째 파트에서 드러머 짐 고든의 매혹적인 피아노 연주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듯한 올맨의 슬라이드 기타. 이 곡이 지닌 여러 강렬한 이미지는 음악이 전하는 즐거움을 일깨워 준다”고 설명했다.
또 수록곡 ‘Bell Bottom Blues’, 지미 핸드릭스의 ‘Little Wing’ 커버 트랙과 ‘Thorn Tree In The Garden’ 등의 트랙은 블루스 록의 정수에 가깝다.
유니버설뮤직의 대표 레이블 모타운을 상징하는 아티스트이자 리듬 앤 블루스의 대표주자인 마빈 게이도 1971년 발매한 앨범 ‘What’s Going On’으로 이번 캠페인에 이름을 올렸다.
1968년 ‘I Heard It Through The Grapevine’이라는 곡을 히트시킨 마빈 게이는 이후 ‘What’s Going On’을 발매하며 대중음악 사상 최고의 소울(Soul)을 들려줬다고 평가받는다.
혼돈과 혁명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마빈 게이는 이 앨범을 통해 베트남 참전 용사가 바라보는 미국 사회, 그 안에 만연한 온갖 부조리, 불평등과 가난, 환경 문제 등을 노래했다.
김경진 평론가는 “작곡과 편곡, 노래와 가사, 녹음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이 앨범을 흠잡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 이라며 “고요한 물의 흐름처럼 우아하고 세련된 선율, 부드럽지만 탄탄한 리듬, 풍성한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다채로운 관악기 연주, 그리고 티 없이 매끈하며 지극히 나른한 목소리까지 모든 곡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관능적이며 매혹적”이라고 평했다.
본 조비(Bon Jovi)의 ‘Crossroads’, 크림(Cream)의 ‘Disraeli Gears’, 롤링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Between The Buttons’, 딥 퍼플(Deep Purple)의 ‘Burn’, 니나 시몬(Nina Simone)의 ‘I Put A Spell On You’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명반도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컬러드 바이닐 캠페인' 일환으로 제작된 LP.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