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세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출시하는 전세대출 부분분할상환 상품에 관심이 모인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와 함께 소비자 혜택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실제 분할상환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하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전세대출 부분분할상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혼합상환 방식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우리·농협은행과 같이 일부 분할상환 상품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도 신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협의해 기존 전세대출 대비 목돈 마련과 소득세 혜택을 강조한 분할상환 상품을 출시키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1%대 예·적금보다 2~3%대 대출금 상환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연 2.8% 금리로 전세대출 1억원을 받고 매월 50만원씩 분할상환하기로 했다면, 2년 뒤 대출금 감소분 657만원과 소득세 혜택 72만원을 받을 수 있다. 같은 50만원으로 기존 전세대출 이자(23만3000원)와 1% 적금(26만7000원)을 넣는 경우보다 49만원을 더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은행들이 출시하는 상품 혜택은 꼼꼼히 빠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출시한 분할상환 상품의 경우 2년 동안 원금의 10% 이상을 상환하는 전세대출에 대해 전세자금보증 금리를 0.10%포인트 우대한다. 은행재원 협약보증 주택전세자금대출, KB신혼부부·다둥이 전세자금대출이 대상이다. 다만 상환 방법은 대출 연장시기에만 변경할 수 있어 대출기간 중 원금 상환을 하지 못하면 연체가 발생한다.
금융위는 전세대출 분할상환이 원금 상환을 중단해도 연체로 취급하지 않도록 상품 설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출 연장 시에는 기존 대출한도만큼 다시 대출 받는 등 차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출시하는 분할상환 상품이 꼭 그와 같이 출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세대출 시 소비자 선택권을 다소 확대할 수는 있겠지만, 분할상환 효과는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전세대출 분할상환 상품을 출시한다. 사진은 서울 신천역 인근 부동산 밀집상가 전경.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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