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 6년간 80곳에 불과…“해외사업장 축소 요건 폐지해야”
산업연, 우리나라 유턴기업 실태·개선방향 발표
복귀 기업 수 기대 못미쳐…추세 확장도 부족
'한국 현실' 의료·안보 산업 등 업종별 차등화 필요
2020-09-06 12:59:23 2020-09-06 12:59:29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유턴기업)를 진작하기 위해 ‘해외사업장 축소·청산 요건’을 폐지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턴법 도입후 6년간 80개 유턴기업에 불과한 만큼,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가 ‘국내 투자’로 전환돼야한다는 제언이다.
 
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유턴기업의 실태와 개선방향'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도입 후 국내로 돌아온 기업 수는 지난달까지 80개에 그쳤다. 유턴기업은 국내 1조1103억원을 투자하고 2967명을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업종별 유턴 기업 수 현황. 자료/산업연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유턴기업의 연도별 현황을 보면 유턴법 도입 후 2014년에는 20개 기업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는 2015년 3개, 2016년 12개, 2018년 4개, 2018년 9개, 2019년 16개, 2020년 8월 16개 등의 수준이다.
 
이는 유턴법 시행에 따른 국내 복귀 기업 수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즉, 전체적으로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부터 유턴기업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추세적 증가는 보이지 않고 있다. 확장성도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산업연 측은 “우리나라 경제가 협소한 내수시장과 높은 대외의존도를 가진 만큼 우리 현실에 맞는 유턴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은 내수 중심 경제구조와 강제적인 정책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주요국에서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글로벌 패권에 기반한 관세부과 등 일방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정치적 요인이 높다. 이러한 환경에 놓인 기업들은 세율 인하 등 경영환경 개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2014년 이후 유턴 기업 현황. 자료/산업연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산업연은 유턴기업 정책을 기존의 보편적 지원에서 차등화 지원으로 전환해야한다고 봤다. 경제파급효과와 국가전략에 기초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고위기술산업, 의료·안보 관련 산업을 유턴업종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나아가 정책적 관점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가 아니라 국내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해외진출기업이 해외사업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것보다 국내투자를 늘리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에 현재 유턴기업으로 인정되기 위한 해외사업장의 청산·양도·축소 등 요건을 폐지하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지원 시 이 같은 요건을 요구하지 않듯이 해외진출기업에 대해서도 제약조건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민혁기 산업연 연구위원은 “해외진출 기업이 글로벌 경영차원에서 필요한 추가투자를 적극적으로 국내에 유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특정 사업장의 국내 이전뿐 아니라 국내투자도 유턴으로 인정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해외사업장 축소·청산 요건을 폐지해야한다는 내용의 ‘우리나라 유턴기업의 실태와 개선방향’을 6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울산 북구 중산동 이화산업단지에서 첫 대기업 유턴 사례인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의 기공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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