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스타항공이 직원의 절반인 64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확정했다. 지난해부터 경영난에 시달렸던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실패한 뒤 재매각을 추진 중인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7일 오후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시점은 10월 14일이며 내용증명 등기발송 등의 절차로 인해 당초 예정인 6일보다 일주일가량 늦춰졌다. 해고 직원들은 실업급여와 함께 정부에서 밀린 임금을 일부 보존해주는 체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를 통해 퇴사한 인원도 98명이다.
이번 구조조정이 끝난 후 이스타항공에 남는 직원은 576명이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를 6대만 남기고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인데 1대당 약 80~10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에 필요한 필수 인력도 고려했다. 정비 부문 인력은 향후 재운항을 고려해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인력 감축을 해야 해당 직원들이 실업 급여나 체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열린 이스타항공 집회에서 눈물을 훔치는 한 직원. 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 2월 급여의 60%만 받았고 3월 이후부터는 전액 받지 못한 상황이다. 체불임금 규모는 28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사측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자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사모펀드(PEF)와 재매각을 논의하며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노조가 재매각 추진과 기업 회생을 위한 고통 분담에 공감해 자구 노력으로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고용유지와 자격증 유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이마저 묵살하고 또다시 대량 인력 감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재매각을 위해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부터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하며 매출은 0원이 됐고 코로나19로 운항을 재개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매각을 위해서는 조직을 슬림화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기업, 사모펀드(PEF) 10여곳과 매각을 논의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투자 의향을 나타낸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보냈으며 예비투자자의 회신에 따라 회계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달 말께 우선협상 인수자를 선정해 다음달 인수·합병(M&A)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달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과 함께 재매각을 전제로 국내선 운항 재개도 추진한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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