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의 스마트한 진화)②"종이도면 안녕"…'스마트 조선소' 성큼
비용절감 한계 봉착…"생존 위해 변화할 때"
2020-09-11 06:02:00 2020-09-11 06:02: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사간 수주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생산현장 스마트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생산성 강화, 비용절감 등의 목적으로 조선소 업무 전반에 스마트화 바람이 불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은 2D 종이 도면 없이 디지털 형태의 3D 모델 기반으로 설계 검증과 승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조선소는 선박 설계 후 선급으로부터 규칙(Rule & Regulation) 만족, 안전성 감증 등의 승인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2016년부터 3D 모델 기반 설계 기법을 도입했으나 선급 승인을 받기 위해 별도의 2D 도면을 작성해왔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미국선급인 ABS와 3D 모델 기반으로 설계 검증 및 승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3D 기반 설계 인증 프로세스는 향후 건조에 착수하는 액화천연가스(LNG)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조선소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혁신은 건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낮추고 현장 안전은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선급 검사원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작업 현장에서 종이 도면 없이(Paperless)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설계 도면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각사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부터 KT(030200)와 손잡고 5G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 스마트십,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그룹의 협동로봇 개발 기술과 선박 건조 기술을, KT의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AI 기술과 결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조업과 ICT를 융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1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술과 혁신만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줄 수 있다"며 "스마트중공업시대를 열어갈 신기술의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기업문화의 혁신, 이것이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영석(맨 오른쪽) 현대중공업 사장과 황창규(오른쪽 두번째) KT 회장이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구축 현황을 점검을 위해 현대중공업 통합관제센터를 견학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조선소에 '디지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회사 주요 경영지표, 선표 등을 한눈에 볼수 있고 사무실에서 실시간 공정 현황도 파악할 수 있다. 모니터에 자재와 물류, 자원, 지역별 공정 현황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며 안전이나 공정 이상 증후가 발견되면 즉시 알람이 울린다. 
 
이미 야드에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해 블록위치 실시간 조회 체계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는 현장에 화재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환경도 활발히 구축하는 모습이다. 
 
조선사간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해 혁신적인 비용절감과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비용절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선소는 혁신적인 기술을 구현하거나 생산환경을 스마트화해야 한다"며 "수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조선소는 변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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