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폭 투자하는 삼성…'대세' 의료에 초점
산모 출산 시 사망 줄여주는 AI 솔루션 개발
유방암·뇌출혈 진단 보조 기능에 AI 활용하기도
2020-09-14 06:08:00 2020-09-14 06:08: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선택한 인공지능(AI)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0세 시대'를 맞아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산업에 AI 접목 비율을 늘리며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자회사인 의료기기 업체 삼성메디슨은 지난 10일 인텔과 협업해 산모의 안전한 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AI 초음파 영상기기 개발·출시에 나선다고 밝혔다. 산모와 태아 건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AI 솔루션으로 양사는 태아 상태를 파악하는 '바이오메트리어시스트'와 태아의 머리 방향을 추정해 알려줘 추후 분만에 도움이 되는 '레이벌어시스트'를 개발했다.
 
이번 협업은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과 의료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커진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임신·출산 시 사망한 산모가 전세계적으로 29만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를 줄이기 위한 시도다. 두 기기를 이용하게 되면 앞으로 태아 머리 방향 각도 등을 자동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질 검사 없이도 산모의 출산 진행 상황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돼 의사의 정확한 판단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2017년부터 북미영상의학회에 영상의학과용 초음파 진단기기를 선보여 온 삼성은 그간 초음파기기에 적용된 유방암 진단 보조·엑스레이 판별 보조·뇌출혈 진단 보조 등 AI 진단 보조 기능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의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 의료진을 지원하고 진단이 까다로운 병변의 오진율을 줄이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 적용한 것이다.
 
특히 초음파 기기 내 '에스 디텍트 포 브레스트' 기능은 AI 기술을 적용해 유방 초음파 이미지에서 선택된 병변의 특성을 분석해준다는 평가다. 약 1만개의 초음파 진단 데이터를 학습해 병변 유무 판단을 돕고 비숙련 의료진의 유방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줄 수 있다.
 
사진/인텔
 
삼성전자는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11년 벤처 1세대 기업이었던 메디슨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고 사명에도 삼성이 추가됐다. AI가 각종 산업에 활용되는 상황에서 향후 의료기기 시장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삼성메디슨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수 후 영상의학과·산부인과와 현장진단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 AI는 물론 정보기술(IT)·이미지처리·반도체·통신 기술이 의료기기에 접목돼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 초음파 제품으로 탄생하고 있다. 이번 인텔과 협업 역시 AI와 의료기기 사업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삼성의 전략이다.
 
의료기기 협업 토대가 되는 AI를 위해 삼성은 애쓰고 있다. 지난 7월 영국 컨설팅 업체 옥스퍼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5073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5세대(5G) 이동통신·바이오·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 등과 함께 '4대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선정한 AI를 집중 육성해온 결과다. 6월에는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평가받는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 교수를 삼성 AI 사업을 총괄하는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지출한 연구개발(R&D) 비용은 5조22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9500억원) 대비 5.5% 늘었다. 4대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선정한 AI의 발전 등을 위해 여전히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해외와 달리 원격 의료가 금지돼 인허가 문제가 있고 AI 기반 기술을 의료기기에 명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전보다 소프트웨어나 딥러닝 프로그램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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