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정강·정책과 당명, 당사 등을 새로 바꾸며 외형의 변화를 이뤄냈다. 다만 새 외형에 걸맞은 새 인물의 수혈은 여전히 숙제로 남은 모습이다. 추석 이후 본격적인 당무감사가 시작되면서 이번에는 당협위원장 교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극우세력으로 지목되거나 과거 지도부의 계파로 분류되는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큰 폭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책적으로는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 노동자의 권리 등을 담은 정강·정책 개정으로 당의 지향점을 중도 쪽으로 돌리며 외연확장에 나섰고, 서울 여의도 당사 마련과 새 당명 개정으로 정당 살림의 기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성과가 보수 혁신을 완전히 이뤄냈다는 지표로 확인받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화한 제1야당'을 상징할만한 인물이 아직 안 보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석 이후 시작되는 당무감사를 통해 당협위원장 교체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이유로 김 위원장의 다음 행보는 당협위원장 교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국민의힘이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당협위원장은 당원협의회의 책임자로 기초·광역선거 후보자 추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현직 지역구 의원을 제외한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는 147곳과 사고 22곳 등을 포함한 최대 169곳이 이번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새로운 당협위원장으로 수혈될 전망이다.
주목하는 부분은 당협위원장의 교체 수준이다. 당 내부에서는 대대적인 쇄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우선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뽑기 위해 당의 새 정강정책에 맞는 당협위원장으로 교체해야 된다는 분위기다. 또한 인적쇄신을 통해 당 혁신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최근 극우세력과의 선 긋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론은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우선 교체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 예정된 개천절 집회 개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를 당무감사와 연계할 수도 있다. 당 비대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어느 정도 교체할 지 사실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평상시 문제가 많았던 당협위원장의 경우에는 김 위원장이 교체할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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