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개천절 집회에 대한 '무관용 방침'을 밝혔음에도 야권을 중심으로 보수 단체들의 집회를 부추기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1야당 대표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옹호하고 나서 집회 강행이 우려된다.
28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는 검토를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집회 금지를 수단으로 정세균 총리가 위협적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집회 금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거론한 정 총리의 '위협적 이야기'는 전날 정 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무관용 원칙이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불법집회에 대해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또한 불법집회 참여자는 현장에서 즉시 검거하고, 운전면허 정지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관련 단체에서는 지금이라도 집회 계획을 철회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 총리의 요청에도 보수 진영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반대하는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정부의 강경 대응에 "법학통론 기초도 모르는 총리 발표를 보니 정권도 저무는 모양"이라고 비난하며 "드라이브 스루 집회가 코로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그 차량시위 집회가 왜 면허 취소 사유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겁날 걸 왜 좀 잘하지 천방지축 날뛰었나"라고 덧붙였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유발했다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정부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광화문 집회 때문에 코로나가 재확산되었다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적 목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통계분식"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질병관리청과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정부가 광화문 집회와 관련하여 8월22일부터 9월10일까지 코로나 검사자는 1만91명이고 그 중 양성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82명, 확진 비율은 0.81%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같은 기간 전국 검사자는 34만5468명이고 그중 확진자는 5073명, 확진 비율은 1.47%였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대해서도 "이번에 국무총리와 경찰청장이 지난 광화문 집회를 거론하며 차량 집회자 현장 검거, 운전면허 정지를 운운한 것은 대국민 협박"이라며 "집회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함부로 제한하기보다 스스로 자제하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청은 개천절 당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1184건 중 10인 이상 규모나 금지구역에 해당하는 137건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더불어 금지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신속히 해산 절차를 진행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집회 개최 이후에는 집회 참가자를 고발 조치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
보수단체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주변에 모여 8·15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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