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군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하는 정부로서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공개 유감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기나긴 분단의 역사는 수많은 희생의 기록이었다"면서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안보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정부의 책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25일 북한 통일전선부가 우리 정부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요구한지 하루 만인 25일 통지문을 보내 신속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에 "사태를 악화시켜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도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 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화가 단절돼 있으면 문제를 풀 길이 없고,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인 대책도 세우기 어렵다"면서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제도적인 남북 협력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저선은 어떤 경우에든 지켜 나가야 한다"며 '남북 군사통신선 재가동'을 강하게 요청하고, 사실관계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 협력도 희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틀 뒤 시작되는 추석 연휴와 관련해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방역 상황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맞이하는 명절"이라며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하며, 지친 몸과 마음에 작은 쉼표를 찍고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연휴에도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과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특별히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분들과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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