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MNO 대표가 케이(K)플랫폼 육성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합작을 제안했다.
유 대표는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 ICT융합포럼' 창립총회에서 "K콘텐츠 마케팅·유통에서 넷플릭스·유튜브 등 외산 플랫폼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K콘텐츠의 지속 성장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K콘텐츠 기업은 해외 플랫폼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S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앱장터 플랫폼 '원스토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서비스 중이다. 각 서비스가 토종 플랫폼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OTT 분야에서는 넷플릭스가 유료 가입자 700만명을 확보하며 국내 콘텐츠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다. 원스토어 역시 구글, 애플 등 기존 글로벌 앱장터 사업자 사이에서 후발 주자로 앱 유통에서 밀리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대표가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 ICT융합포럼' 창립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생중계 캡처
유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 심화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해외 플랫폼에 의존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내 ICT 기업간 합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OTT 플랫폼은 웨이브, 티빙 등 다수로 사분오열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로컬 전략을 취한 후 그 비중을 축소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K-OTT 단일화와 해외 진출 시 정부의 공동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T는 웨이브를 비롯한 티빙, 왓챠 등 국내 통합 OTT 플랫폼 출범을 지속해서 업계에 제안하는 중이다.
앱장터 분야에서도 통신 3사와 포털 2사의 '그랜드 컨소시엄'을 제안했다. 2016년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통합·출범시킨 원스토어는 최근 구글, 애플 등의 수수료 인상 정책으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요 ICT 기업의 합작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컨소시엄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유 대표는 "대부분의 ICT 기업이 K-앱마켓에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도 글로벌 플랫폼에 대항하기 위한 국내 기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인터넷 기업은 빠른 환경 변화에도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앱장터, 영상·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이라며 "비대면 시대에 낡은 규제는 없애고 새로운 기술·서비스가 등장할 제도 개선 활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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