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기지개에 총수들 '배터리·전장' 전환
최태원, 19일 독일 경제사절단 동행.…전장 강국서 사업 모색 가능성
이재용, 1심 판결 후 처음 찾은 사업 분야는 '배터리'
한파 끝낸 반도체…실적 회복세로 한숨 돌려
2024-02-13 13:52:04 2024-02-13 15:16:05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 총수들이 반도체 업황 개선세에 한숨을 돌리며, 배터리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으로 사업의 균형추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정보통신)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총수들은 전자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배터리와 전장 분야의 사업 현안을 살피고, 해외 업체들과 전방위적 협력을 모색하는 사업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오는 19일 독일 경제사절단에 동행합니다. 독일 경제사절단은 비즈니스 포럼 등의 경제인 행사를 통해 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현지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독일이 자동차와 전장 분야 강국인 만큼, 최 회장이 해당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전장 사업은 각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분야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000억달러(약 368조원) 수준으로 추산된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2024년 4000억달러(약 492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86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설 연휴 동안 말레이시아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았습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 결과가 나온 후 이 회장의 첫 공개 행보이자 올해 첫번째 해외 출장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말레이시아 스름반 공장은 1991년 설립된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입니다. 이 곳은 초기에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SDI는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원형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 국면임에도 탄소 저감 정책과 지원,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성장성이 큰 산업으로 꼽히는데요.
 
그간 업황 악화로 고전을 겪었던 반도체 업황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한시름을 덜은 상황 역시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기 적절한 분위기가 형성됐단 분석입니다. 여기에 PC, 서버 등 IT 기기 교체 주기 도래와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 증가 등 호재가 맞물리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 산업의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삼성전자도 4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D램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본격화했는데요.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중 메모리 전체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DS(반도체) 부문 전체로도 1분기나 2분기 중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은 하락세를 멈추고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서 전방 IT 수요 부진 여파로 D램 현물 가격은 지난 2022년 2월 이후 계속 떨어졌습니다. 이에 반도체 한파에 공급 업체들이 1년여 가까이 감산에 돌입했고 재고가 소진되면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한바탕 한파를 겪은 반도체 분야와는 달리 배터리나 전장 사업은 아직도 확실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라며 "신사업 고도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총수들의 투자 행보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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