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이용자정보 사후 통지, '이용자권리' 침해"
수사기관의 과도한 사용 지적
2개월 사이 법 개정안 6건 올라와
"법원 허가 받고 이용자 정보 받아야" 목소리 나와
국회입법조사처 "수사기관 내부 통제절차라도 강화해야"
2024-10-04 16:09:11 2024-10-04 17:57:3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이용자정보 조회에 대한 사후 통지가 이뤄지면서 수사기관이 통신이용자정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시 사법적 통제를 받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발의되고 있는데요.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실을 통지하지 않거나 누락하면서 유예 사유를 명시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후 평가, 정보주체의 이의제기 절차 확보 및 취득 자료에 대한 사후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시 사법적 통제를 받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6건 올라왔습니다. 앞서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3000명에 달하는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의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후 2개월 만에 접수된 내용입니다.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통신이용자정보는 이용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와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 및 해지일 등 통신이용자의 인적사항을 뜻합니다. 통화 일시나 기지국 정보 같은 통신사실확인자료와 달리 현행법은 수사기관이 재판, 수사 등을 위해 이용자의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통신사업자는 그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장 없이도 통신자료 조회가 가능한 상황으로, 통신이용자정보 조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할 때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시 법원의 영장을 요구하는 영장주의를 도입하고,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실 통지를 유예할 때도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며, 통지 유예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원실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수사기관 등이 통신조회를 하고 그 통지를 유예하려 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며, 유예 한도기간도 설정하도록 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이용자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관점에서 현행법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수사기관에 대한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논의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국민의 권리에 영향을 준다"며 "사전 통제 강화, 요청 사유와 제공 범위의 제한, 사후 평가 및 정보주체의 이의제기 절차 확보 등을 통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인데요. 또한 보고서는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후 평가 및 정보주체의 이의제기 절차 확보와 취득 자료에 대한 사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했습니다. 보고서는 "법원의 사전 허가를 검토하되, 사전 허가 도입이 어렵다면 적어도 수사기관 내부 통제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 출신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도 "통신이용자정보도 통신사실확인자료와 같이 법원 허가 등을 받도록 해 수사기관에 의한 통신이용자정보 남용 가능성을 제한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관서의 장 등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을 요청하고자 할 때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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