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연말 잇단 해외 출장을 통해 사업적으로는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한편, 국제질서와 환경위기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이러한 행보가 평소 지론인 '신기업정신' 의지를 밝힌 것과 연관된 행보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단어로, 기업의 목적과 역할이 이윤 창출에서 사회가치 증진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2∼23일 '2024 도쿄포럼' 참석차 일본을 방문합니다. 도쿄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2019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국제 학술대회입니다. 다양한 국가의 석학이 모여 국제 질서와 과학기술 혁신, 환경 등 다양한 위기와 기회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올해 6회를 맞은 도쿄포럼은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위해 디자인하라'(Shape the Future, Design for Tomorrow)는 주제로 열립니다. 최 회장은 포럼 첫날인 22일 후지이 데루오 도쿄대 총장과 함께 개회사를 할 예정입니다.
이어 최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 세션의 패널로 참석, 기업이 사회적·환경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언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양국 기업간 협업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최 회장은 이번 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에도 참석할 계획입니다.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지난해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를 계기로 6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최 회장은 다음 달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회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도 참석할 전망입니다. 대한상의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가 공동 주관하는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는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1.5트랙 대화 플랫폼'입니다. CCIEE는 중국 내 각 업계 최대의 국영·민간 기업들을 회원사로 보유한 싱크탱크입니다.
최 회장은 14일~15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참석을 위해 페루를 방문 중입니다. 최 회장은 내년 하반기 한국에서 열리는 '2025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경제인 행사를 주재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APEC CEO 서밋을 비롯해 'APEC 기업인 자문위원(ABAC) 위원-APEC 정상과의 대화'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주관합니다. 또 AI, 에너지, 금융, 신산업분야 글로벌 CEO 등을 초청해 다양한 협력 포럼도 준비 중입니다.
내년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비롯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등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CES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내년 초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을 맡는다는 점에서 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TPD 개최는 내년 2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라는 점에서 최 회장이 워싱턴DC를 찾아 미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하는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과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평소 '기업은 단순히 이익을 내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키우고 공동체와 나눠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며 "총수들 중 눈에 띄게 글로벌 행보를 두드러지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신기업가정신'을 확산하고자 하는 의지의 일환"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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