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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경쟁 한판 붙자”…시장 주도권 두고 각축전
대체육, 20년 뒤 전세계 육류 60% 차지…200억 수준 국내 시장 '블루오션'
돼지고기 소비층 공략나선 신세계푸드…프레시지, v2푸드 독점 영업권 확보
2021-07-28 15:45:02 2021-07-28 15:45:02
베러미트의 대체육 햄 콜드컷을 활용해 만든 샌드위치. 사진/신세계푸드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신세계푸드가 대체육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대체육 시장을 두고 식품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육은 콩 등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품이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대체육이 식품 시장에 안착했다. 미국 시장에서 대체육 판매량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1% 증가했다. 대체육 대중화를 이끈 건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등 글로벌 기업이 대체육 식품 구색을 확대하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5조2500억원에서 2023년 6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5조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ESG 경영, 친환경, 동물복지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대체육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대체육 전문 기업과 손을 잡고 시장에 뛰어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신세계푸드(031440)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했다. 대체육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상품을 판매하는 경쟁업체와 달리 신세계푸드는 독자 기술을 활용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 햄인 콜드컷을 내놨다. 콜드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성분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활용해 햄 고유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비트와 파프리카 등에서 추출한 소재로 고기 특유의 붉은 색상과 외형도 거의 유사하게 만들었으며 대두단백 소재 대체육의 단점인 퍽퍽한 식감도 보완했다.
 
신세계푸드는 콜드컷을 넣은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한편 향후 소시지, 햄, 불고기용 스트랩 타입, 최종적으로는 돼지고기 원물과 유사한 제품으로 구색을 확대할 방침이다.
 
밀키트 전문 업체인 프레시지도 이달 초 호주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푸드 제품의 국내 영업권 계약을 체결하며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프레시지는 수입되는 모든 v2푸드 대체육 제품에 대해 국내 독점 영업권을 갖는다.
 
호주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푸드 식품을 활용해 만든 버거. 사진/프레시지
 
구체적으로 프레시지는 올해 3분기부터 대체육 원물을 통한 메뉴개발 수요가 높은 프랜차이즈 기업과 급식사업자들에게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4분기부터 자체 연구 개발을 거쳐 기존 육류메뉴 구성품을 대체육으로 개량한 간편식과 고령자 및 환자를 위한 건강, 특수식 등 다양한 유형의 밀키트 제품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농심(004370) 역시 베지가든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고 지난달 베지가든 만두를 출시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특히 신동원 농심 회장이 대체육을 신사업 아이템으로 점찍고 올해 제대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농심의 베지가든 상품 구색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롯데도 대체육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지난 4월 마이셀과 손을 잡고 식감 등 대체육 한계점 극복을 위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대체육을 넣은 버거를 내놨으며 롯데푸드(002270)는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한 바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일부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품으로 여겨졌던 대체육이 실제 고기와 맛, 식감 등은 유사하면서 영양성분도 뛰어난 착한 단백질로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코로나19로 건강과 식품안전, 동물 복지, 지구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화되면서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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