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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1일 09: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와 인수·합병(M&A)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부와 총괄 조직을 대폭 줄이고, 임원급 인력을 일선 점포로 재배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비용 절감과 매각가치 제고를 위한 사전 정비로 해석한다. 다만 일부 임원이 발령받은 점포가 이후 폐점 대상에 포함되면서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인사 단계에서부터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도 내 폐점 예정인 홈플러스 전경. (사진=IB토마토)
이사급도 희망퇴직 대상 됐다…인사부터 감지된 구조조정 기류
11일 <IB토마토>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3월1일자로 차장급 이상 이사급 이하 직원 총 95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본부장을 맡던 이사급 임원들이 팀장·점장급으로 이동했다. 금융서비스, 인사관리, IT, 데이터 분석, 경영진단 등 핵심 지원 조직에서는 과장·차장급이 팀장대행을 맡는 사례 또한 다수 발생했다. 하향 이동이 대거 발생한 것은 물론, 조직이 정식 직제 없이 운영되는 과도기적 상태에 놓인 셈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본부는 5개에서 2개로, 총괄 단위 조직은 12개에서 2개로 축소됐다. 특히 이사급 일부는 지역 점포 지점장으로 발령됐다. 이는 일반적인 순환 인사 범위를 벗어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점포는 이달 발표된 37개 폐점 대상 점포 중 하나로 확인됐다. 해당 임원은 인사 이후 석 달여 만에 희망퇴직 대상이 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홈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사급을 폐점 예정 점포의 점장으로 발령했다면 좌천성 인사인 것은 물론 인건비 절감 목적도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당시 회사도 인사 배경으로 조직 효율화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폐점 예정인 홈플러스에 영업 중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IB토마토)
홈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7개 점포 영업중단은 5월 초 결정된 사안"이라며 "전체 104개 점포 가운데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결정한 뒤 이달 초 폐점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무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사·조직 개편이 산업계에서 잘 알려진 구조조정 사례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유재원 법률사무소 메이데이 공인노무사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홈플러스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푸르밀이나 한국GM 군산공장 사례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실제 두 사례 모두 경영위기 속 조직 축소와 인력 재배치가 선행된 뒤 사업장 정리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푸르밀은 2022년 사업 종료 과정에서 희망퇴직과 사업 축소를 추진했고, 한국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전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을 병행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퇴직급여 143% 급증·손상차손 4배 확대…M&A 앞둔 비용 절감 가속화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단순한 정기 인사가 아닌 기업회생절차와 맞물린 '비용 효율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을 먼저 줄이고 비수익 점포 정리와 인력 감축을 병행해 M&A 전 몸집을 가볍게 만들려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점포를 중심으로 폐점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전국 15개 점포의 폐점 방침을 공식화하며 인가 전 M&A 추진과 자금 압박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재무제표에도 반영됐다. 2024년 대비 2025년 홈플러스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6421억원에서 6513억원으로 1.4%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퇴직급여는 539억원에서 1312억원으로 143.4% 급증했다. 희망퇴직과 점포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손상차손도 205억원에서 941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손상차손은 점포 폐점이나 자산 가치 하락이 예상될 때 미래 가치 감소분을 미리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다. 지난해 폐점 작업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증가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37개 점포 폐점은 지난해 15개 점포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전체 점포의 약 35.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향후 고정비 절감 효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현재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M&A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비수익 점포와 구조조정 비용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광화문 일대에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들이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IB토마토)
반면 빨라진 '청산 시계' 이면에는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점포의 책임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현재 운영자금 부족으로 퇴직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폐점 대상 점포에는 약 3500명이 근무 중이며 희망퇴직 대상자는 15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최철한 마트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퇴직금 지급 여부를 떠나 희망퇴직 신청자가 몰리면서 회사가 신청 자체를 제한한 상황"이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차 구조혁신을 통해 잔존 사업부문의 사업성을 개선하고 채권을 상환해 회생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는 주요 담보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노조 측은 지난달 14일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정부 측에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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