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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뺏는 엄마부터 복수의 화신까지..극장가 '女主'가 변한다
2013-09-23 19:45:55 2013-09-23 19:49:38
문정희-김선아-수애-김해숙(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NEW, CJ엔터테인먼트, 시네마 서비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남의 집을 빼앗고, 가족의 복수를 대신하고, 바보가 되기도 한다. 젊은 남자와 발칙한 사랑을 꿈꾸기도 하고, 낮에는 현모양처 밤에는 유흥가의 여신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최근 극장가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남자 배우들의 독무대라고 불렸던 국내 영화계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여배우들의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주(여자주인공)가 변해야 영화가 성공한다는 공식이 조심스럽게 나올 정도다.
 
550만 관객 이상의 흥행을 거둔 영화 '숨바꼭질'에서 문정희가 맡은 주희 역할은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무서운 여성 캐릭터였다.
 
비주얼은 노숙자보다 더 행색이 초라했으며, 남의 집을 내 집으로 만들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영화관계자들은 주희를 두고 영화 '황해'에서 김윤석이 맡은 면정학의 여성화라고 일컫기도 했다.
 
주희의 역할은 '숨바꼭질'의 긴장감을 주도했으며, 흥행을 거두는 데도 한 몫했다.
 
'숨바꼭질'의 주희가 무서운 엄마라면, 오는 10월 2일 개봉하는 '깡철이'에서 김해숙이 맡은 순이는 천진난만하면서도 바보 같은 엄마다.
 
소위 치매라 불리는 병에 걸린 순이는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햅번을 꿈꾸는 소녀 같은 성품을 가지고 있다. 찢어지게 가난한데도 화려한 드레스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때로는 이러한 감성이 너무 지나쳐 아들 강철(유아인 분)의 속을 썩이기도 한다.
 
지난해 '도둑들'에서 아줌마의 도발적인 사랑을 선보여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김해숙은 '깡철이'에서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배우 수애는 영화 '감기'에서 이기적이고 이기적인 엄마로 분했다. 수애가 맡은 인해는 치사율 90% 이상의 전염병 감기 관련 전문가 의사다. 하루 아침에 수 천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 자신의 딸(박민하 분)만 구하겠다고 나서는 인물이다.
 
자신을 도와준 지구(장혁 분)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 모두 투박하고 못된 인해는 최근 이기심이 팽배한 사회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 했다.
 
극중 인해를 통해 수애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참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벗는데 성공했다.
 
배우 공효진과 함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김선아는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다.
 
영화 '더 파이브' 포스터에서 그려진 김선아의 거칠고 투박한 헤어스타일에 귀에서 흐르는 피, 싸늘한 눈빛은 그간 달달한 이미지를 선보인 그와 대조를 이룬다.
 
'더 파이브'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연쇄살인범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놈을 죽일수만 있다면 내 심장이라도 뜯어줄게"라는 문구는 김선아의 처절한 복수가 그려질 것을 예상케 한다.
 
배우 문정희는 "최근 영화 시나리오를 보면 여성 중심적인 시나리오가 확연히 늘어났다. 극중에서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작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객들의 심리는 아직 어떤지 모르겠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성 중심이 되는 작품에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흐름이 느껴진다. 여배우로서 이러한 작품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들이 주로 여성이 많아 남성 위주의 작품이 꾸준히 득세했다. 최근 이러한 경향 때문에 연기력이 좋은 스타 여배우들이 영화 출연을 고사하고, 드라마나 눈에 띄는 역할 위주로 출연을 원하면서 특이한 여성 캐릭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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