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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 회장, 외부서 나오나…내달 초 윤곽
이경섭·박병탁·박동관·진병용 등 물망
비자금·채용비리에 외부 인물로 '무게'
2018-04-24 15:24:32 2018-04-24 15:24:3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으며 첫 외부 출신 수장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조직 안정을 위해 지주를 잘 아는 내부 출신 인사가 중용되길 기대하는 시선이 있지만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외부 인사를 수혈해 대외신뢰도를 높이고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사진/DGB금융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 2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으로 내·외부 출신 지원자 6명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박병탁 전 씨티은행 부행장 등 외부 출신 지원자 4명을 비롯해 박동관 DGB유페이 사장, 진병용 DGB생명 상임감사위원 등 내부 출신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내달 3일 면접을 통해 2명 내외로 숏(Short)리스트를 꾸릴 계획이다. 이후 오는 5월31일 대구은행 2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장 선임 안건 등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회장 후보군에 외부 출신 지원자가 대거 선발됨에 따라 DGB금융 첫 외부 출신 수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GB금융 수장은 지난 2011년 지주사로 전환된 이래 하춘수 전 회장(1대)과 박인규 전 회장(2대) 등 모두 대구은행 출신의 인물로 채워졌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을 둘러싼 제왕적 경영구조와 비자금 조성,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만큼 외부 인사 수혈을 통해 내부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DGB금융 한 관계자는 “후보군 선임 작업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내부 임원의 경우 사실상 박 전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인물들이 많아 제대로 된 쇄신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DGB금융 내에는 박 전 회장과 같은 대구상고나 영남대 출신이 많은 데다 비자금 조성 등에 내부 임원들의 연루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대구지방검찰청은 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특혜 채용과 비자금 조성 혐의를 조사했으며, 은행 임직원 부인회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인한 바 있다. 대구은행에 대해선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채용자료를 압수수색해 내·외부 청탁과 비리를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지주 비리와 연결고리가 없는 제3의 인사를 영입해 대외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 역시 지난해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외부출신인 김지완 회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다만 외부 지원자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7월 이뤄진 BNK금융의 회장 공모에는 하나금융 부회장 출신의 김지완 회장을 비롯해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조용흥 전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 지원한 반면 DGB금융 회장에는 경쟁사 은행장 출신이거나 상대적으로 은행 경험이 적은 지원자도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윤리성과 금융 경력을 토대로 지주를 이끌 수장이 나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금융 노조 차원에서는 외부 출신인사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부 출신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부냐, 외부냐’로 나눠 보기보다 금융인으로서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추고 DGB금융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물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봐야 한다”며 “DGB금융의 경우, 지주 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은행업에 대한 이해가 있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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