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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관리 필요한 고혈압, 식이요법·금연이 첫걸음
장기 관리 요해 생활습관 개선 중요…저염 식품이라도 자주 먹으면 과다
2019-10-05 06:00:00 2019-10-05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고혈압은 비교적 흔한 심혈관질환의 하나로 대략 40세 이상 성인의 20% 정도에서 발견된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의 경우 폐경기전에는 남성보다 발병률이 낮으나 폐경 후에는 급격히 증가해 60세가 넘으면 남자와 여자가 비슷하다. 고혈압은 인체 각 부위의 모든 혈관의 동맥경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각종 성인병과 심부전의 주원인이 되는 만큼,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이 있더라도 약 80% 정도의 환자에게는 증상이 없다. 일부의 환자에게만 두통, 어지러움증, 호흡곤란, 손 저림증 등이 증상이 있을뿐이다. 고혈압이 있을 때 증상이 있고 없고는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과는 무관하다. 증상이 없어도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되면 합병증은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의 진단은 혈압을 측정해야만 가능하므로 혈압이 정상이라도 중년 이후에는 매년 정확히 혈압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측정시 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 두 가지로 이뤄진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낼 때의 동맥 내 압력이며, 이완기 혈압은 심장의 판막은 닫혀있으나 동맥의 탄성력으로 인해 유지되는 압력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20/80mmHg 이하인 경우 정상이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120/80mmHg와 140/90mmHg 사이의 혈압은 고혈압 전 상태 또는 초기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완기혈압이 100mmHg 이상은 중증의 고혈압으로 대개의 경우 2종류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투여하게 된다.
 
정상인에서도 혈압은 시간에 따라 매우 변동이 심하며, 수면 중 혈압은 감소되고 심하게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혈압이 올라간다. 따라서 최소한 5분 이상 안정한 후에 양팔에서 모두 혈압을 측정 높은 쪽을 기준으로 고혈압의 유무를 판정한다. 
 
양팔에서의 혈압차이가 20mmHg 이상이면 혈압이 낮게 측정되는 부위의 동맥이 좁아지거나 어떠한 이유든 순환장애가 있을 것으로 의심해야 한다. 이따금 병원에서 의사 앞에 오면 긴장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흰가운 고혈압'이라고도 한다. 이런 이들은 24시간 활동 혈압을 기록하는 검사를 하거나 집에서 편안할 때 혈압을 측정해 치료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고혈압의 대부분은 본태성 또는 일차성 고혈압이다. 특히 중년에서 발병하는 고혈압은 95%에서 고혈압의 원인을 찾을 수 없으며 많은 예에서 가족적으로 고혈압 환자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유전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대부분의 본태성 고혈압은 30대 중반 이후에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때로 혈압을 올리는 환경적인 요인인 심한 스트레스, 비만 등이 있을 때 갑자기 고혈압이 될 수도 있다.
 
이밖에 드물지만 신장병, 신장혈관 협착이 있을때 고혈압이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부신(신장위에 있는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관)의 종양, 뇌하수체 종양 등이 있을 때 혈압을 올리는 물질이 분비돼 고혈압이 발생할 수 도 있다. 젊은 여성의 나이 대에서 갑자기 혈압이 올라갈 때는 피임약을 복용하였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차성 고혈압은 드문 질환이긴 하지만 원인이 제거되면 고혈압이 완치될 수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가 병원 내원시 이의 진단을 위해 일차적으로 검사를 하게 된다. 고혈압의 원인이 없더라도 고혈압의 합병증의 발생은 혈압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상태였는지, 혈압이 높은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다르므로 원인치료 보다는 높은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치료가 모든 고혈압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가 된다. 
 
고혈압 치료의 최우선 목표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혈압을 감소시켜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방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치료시 목표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완기 혈압은 90mmHg 이하로 유지시켜야 하나 가능하면낮게 유지하는 것이 합병증 방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나 신장병이 동반된 고혈압환자는 목표혈압을 더 낮게 130/80mmHg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일차성 고혈압이므로 약물을 먹어서 혈압이 떨어졌더라도 약의 복용을 멈추면 다시 혈압이 올라간다. 때문에 고혈압은 꾸준히 평생 치료를 한다는 생각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의 치료는 크게 생활습관조절과 약물치료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은 모든 단계의 고혈압 환자에서 필요하다. 경증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조절될 수 있고,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있는 고혈압에서도 약물의 종류나 약물의 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습관의 첫 번째는 금연이다. 국내 흡연율은 세계 최고이며 최근에는 여성 흡연인구도 매우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흡연은 그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작용이 있으며 고혈압 환자가 흡연을 하게 되면 심혈관질환의 합병증의 빈도가 매우 높아지므로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식이요법이다. 음식 중 혈압을 증가시키는 성분은 염분(짠맛, 소금)이다. 국내 평균 염분섭취량은 1일 15~20g이며, 6g정도를 낮추는 것이 혈압조절에 도움이 된다. 염분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짠 음식을 피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짠 음식을 한 젓가락 먹는 것 보다 별로 짜지 않더라도 많은 양을 먹게 되면 1일 소금의 섭취량은 더 많아질 수 있으므로 음식 전체의 간을 모두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 칼륨이 다량 함유된 음식(주로 푸른 야채, 바나나, 콩류, 오렌지)을 섭취하게 되면 칼륨이 콩팥에서 염분을 배설시켜 혈압조절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포화지방(주로 동물성지방)과 전체 지방의 섭취량을 줄이는 노력이 더해지면 식이요법만으로도 혈압을 5~10㎜Hg정도 낮출 수 있다. 이밖에 적절한 운동을 통한 비만 예방과 알코올 섭취의 제한 역시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 관리에 좋지 않은 것으로 꼽히는 음식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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