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요의 바다’ 공유 “세계관·소재에 대한 호기심 컸다”
“요즘 작품 지향점 세계관 소재 등, 전반적인 부분 고려해서 출연 결정”
“‘고요의 바다’, 주어진 환경 속 최선의 선택?결과 완성 장르 확장 기회”
2022-01-12 01:10:00 2022-01-12 01:1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논란과 혹평이 있을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 알고 있었단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았단다. 그리고 자신은 배우로서 이 작품에 끌렸던 부분이 확실했고, 그 확신을 바탕으로 출연을 결정했으니 충분히 만족한다 덧붙였다. 작년 연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속 공유의 출연 소감과 이유다. 이 작품은 동명의 단편 영화를 장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의 8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변신하게 됐다. 자원이 고갈된 가까운 미래의 지구.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류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물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죽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공유가 꽂힌 지점은 딱 여기였다. 그거면 충분했단다. 배우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자신이 가진 연기를 표현하고 뿜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확실한 동기와 동력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고요의 바다는 공유에게 동기와 동력만큼은 분명하고 또렷했다.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는 제작자가 배우 정우성이란 점에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단 점에서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도 있다. 하지만 고요의 바다 8부작 시리즈물이다. 그리고 우주라기 보단 우주 공간의 달이 무대이고, 달에 있는 가상의 공간 발해기지가 무대다. 이런 점은 특별한 메시지와 지향점 등을 담고 있고 공유의 출연을 이끌었다.
 
우선 제작자 분과 제 출연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웃음). 예전에는 작품 출연 선택을 할 때 당연히 캐릭터 위주로 봤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작품 전체를 보면서 선택을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지향점이나 세계관 혹은 소재의 호기심 등이 더 끌린 것 같아요. 일종의 참신함이 있느냐 없느냐에 더 끌린 달까요. ‘고요의 바다는 그런 면에서 제겐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공유에게 고요의 바다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그런 점 외에도 많다. 장르적으로 SF에 가깝지만 스릴러적인 요소가 더 많은 작품이었단 점도 있다. 또한 의외로 인문학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 끌렸다고. 가장 큰 요소는 아이러니라고 전했다. 물이 없어서 죽을 위기에 처한 인류가 달로 향했고, 그 곳에서 너무 많은 물 때문에 죽어 간단 점이 기묘했단다. 여기에 오락적 요소도 많다고 느꼈다. 물론 그럼에도 대중의 평가는 의외로 박했다.
 
제가 20년 넘게 평가를 받아오는 입장인데도 아직도 이런 날 선 평가는 낯설어요. 뭐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서복을 찍을 때도 호불호는 예상했는데 너무 크게 치우쳤던 점이 있었고. 아쉽다면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봐주셨으면 하는데 그게 없단 게 그렇죠. 전 그럼에도 출연 결정을 했을 때의 궁금증이 충분히 충족된 작품이라 만족해요.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에 의문을 가졌었는데 충분히 구현된 것 같고요.”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불편한 질문이지만 혹평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했다. 그는 호불호를 예상했기에 이해한단 입장이었다. 혹평의 배경 중 하나가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얘기 속에 너무 많은 소재를 집어 넣으려 했던 점이 꼽히기도 했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던 점은 데뷔 감독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제한된 제작비 대비 보다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하려 했던 제작진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었다.
 
배우 입장에서 제작비 부분을 언급할 수는 없고요. 넷플릭스와의 작업이 좋은 점은 누구나 아시겠지만 간섭이 거의 없단 점이죠. 특히 PPL에서 자유로워요. PPL이 당연히 필요할 때도 있지만 작품의 흐름을 훼손시킬 때가 많잖아요. 결과적으로 창작 작업에서 굉장히 자유로운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환경에서 고요의 바다는 최선의 선택을 했고, 앞으로 이 장르를 확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돼요.”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혹평을 더한다고 해도 고요의 바다가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결과물은 사실 절대 아니다. SF장르답게 볼거리는 충분하다. 시청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현란함도 차고 넘친다. 특히 4화에 등장한 달기지 발해의 엘리베이터 장면은 도대체 어떤 특수효과를 썼을까싶을 정도로 눈을 의심케 한다. 그 장면을 찍을 때 가장 고생한 인물은 당연히 공유다. 그는 극중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장면은 찍는 당사자나 보는 시청자나 모두 오싹하게 만든다.
 
“(웃음)그 장면 보면서 저도 소리 지를 뻔 했어요. 촬영도 사실 진짜 힘들었어요. 저도 와이어 촬영을 꽤 해봤는데 그렇게 많은 와이어를 달고 촬영 한 게 처음이에요. 거기에 우주복을 전부 입고 있으니, 무게가 거의 20kg 정도 될 거에요. 그 무게가 몸을 짓누르니 피가 쏠리고 허리도 너무 아프고. 한 테이크 촬영하고 쉬었다가 또 한 테이크 촬영하고.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촬영이었어요.”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공개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고요의 바다를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매력 어필을 부탁했다.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이 결과물을 좋아해 줄 만한 예비 시청자들이 절반 이상이라 확신한단다. 분명 가능한 수치다. 굉장히 적은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 만큼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예비 시청자들을 끌어 들일 지점은 아직 많다.
 
이게 SF장르라서 기존 영화 팬들이나 시청자 분들이 할리우드의 SF를 생각하고 접근해 오실 것 같아요. 그래서 실망하셨던 분들도 있고. 확실하게 말씀 드리면 고요의 바다인터스텔라 찍자고 만든 건 아니잖아요(웃음). 당연히 감독님도 그런 예상을 하고 만드신 것이 아니고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와 서사를 고스란히 따라가면서 음미하시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 여겨요.”
 
배우 공유. 사진/넷플릭스
 
마지막으로 K-콘텐츠 신드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지옥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영화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부산행은 미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가 될 예정이다. 한국산 콘텐츠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지금 전 세계에 한국산 콘텐츠는 흥행 중심이다.
 
“‘부산행 1000만 관객을 넘었을 때도 그랬고, 그 당시에는 좀비 장르가 국내에 낯선 것이었는 데 지금은 너무 익숙한 장르가 됐잖아요. 우리에게도 낯설 것 같던 오징어 게임이 현재 최고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런 흥행과 주목이 분명 좋은 쪽이 되겠죠. 한국 배우나 연출자 그리고 크리에이터 등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 확신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거품도 당연히 있단 것을 인식해야 할 것 같아요. 냉정하게 접근하면 좋은 기회를 이어갈 힘을 얻지 않을까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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