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코드의 기업고객 전용 '오피스 구독' 서비스. (사진=프레시코드)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확산됐던 식품 구독 서비스가 B2B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직원 복지를 위해 원두, 샐러드, 구내식당까지 구독 서비스를 채택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스프링온워드는 최근 신한은행, 현대 등에게 원두와 전자동 커피머신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프링온워드는 오피스 커피 구독·커피머신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들의 원두 구독 서비스인 원두데일리의 지난해 매출은 브랜드를 론칭한 2020년 대비 322% 늘었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스프링온워드의 설명이다. 원두데일리 누적 가입 고객은 지난해 6월 말보다 올해 256% 증가했으며 삼성, KT 등 대기업 군도 같은 기간 311% 증가했다.
기업대상 점심식사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레이팅의 경우 올해 5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98% 신장했다. 신규 고객사 수도 57% 증가했다. 플레이팅은 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별도 공간 없이도 사내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구독형 구내식당 서비스다. 사무실 내 유휴공간에 조리된 음식을 배송·세팅하고 식사 후 수거까지 맡는다.
원두 로스팅 업체 브라운백 커피는 지난 6월 브라운백으로 사명을 바꾸고 오피스 구독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조직을 개편했다. 브라운백에 따르면 개편된 조직구조는 원두 제조와 생산, 공급망 및 유통을 담당하는 브라운백 커피, 오피스 커피 구독 사업부 브라운백 블리스, 클라우드 커피 머신 개발을 위한 TF 브라운백 어웨어, 백오피스를 담당하는 피플&커뮤니케이션이다. 이들은 오는 10월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커피 머신을 신규 론칭해 B2B 오피스 구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외에도 샐러드를 판매하는 스타트업 프레시코드 역시 B2B 전용 오피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식·간식 정기구독과 점심 정기구독으로 구성됐는데 여기에는 샐러드와 샐러드랩, 샌드위치, 도시락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료와 간식이 포함된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B2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까닭은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위해 오피스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백 블리스의 오피스 커피 설문 조사 결과. (사진=브라운백)
그간 식품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과 1인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구독 서비스를 앞세워 가정시장 등 B2C 시장을 공략해왔다. 브라운백 블리스에 따르면 3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7곳은 사내 복지 강화를 위해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B2B 식품 구독 서비스 수요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가적 인플레 압력, 폭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폭염 일수가 평년보다 늘어나면 식탁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돼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최고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품업체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국내 외식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회사 내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나 샌드위치, 식사 등을 이용하려는 직장인들의 수요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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