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의 도미노피자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실적이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 탓에 냉동피자와 저가 피자 브랜드에 밀렸기 때문인데 실적 개선을 위한 돌파구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22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4% 줄어든 159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9.15%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피자헛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9.38% 줄어든 96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93%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78% 감소한 2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스터피자의 지난해 실적 역시 악화됐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대산에 따르면 지난해 미스터피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 가량 줄어든 31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까닭은 낮은 가성비와 과거보다 피자를 대체할 대체제가 늘어난 시대적 흐름이 함께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의 라지 피자 한 판은 3만원 중반대에 육박한다. 실제로 도미노피자의 신메뉴인 파이브 씨푸드 망고링 피자의 가격은 라지 기준 3만5900원, 미디움은 2만9500원이다. 이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냉동피자 가격에 비해 3배, 동네 영세 피자 브랜드에 비해 2배 가량 비싼 수준이다.
냉동 피자를 비롯해 동네 피자 가게, 저가 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를 대체할 식품들이 늘어난 것도 이들 실적에 영향을 줬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을 찍은 뒤 2018년(1조8000억원)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며 2019년 기준 1조5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시민이 피자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냉동 피자 시장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냉동 피자의 연간 시장 규모는 1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보다 30% 성장한 수준이다. 냉동 피자 수요가 늘자 CJ제일제당은 롯데마트, 롯데리아와 손잡고 고메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피자를 선보였으며 오뚜기는 화덕스타일의 피자를 내놓기도 했다.
냉동피자 외에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피자 브랜드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노브랜드 피자, 빽보이 피자가 대표적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노브랜드 피자 1호점을 오픈했다. 노브랜드피자는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메뉴 대비 가격이 20% 저렴하다. 더본코리아도 지난해 연말 저가 피자 브랜드 빽보이 피자를 론칭했다. 빽보이 피자의 가격은 1만원 초반대에서 중반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들의 메뉴들 대부분이 3만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냉동 피자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에어프라이어의 보급과 냉동 기술 발달로 인해 과거보다 맛 품질까지 개선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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