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서트 암표 해법②)공연법 개정에도 여전한 솜방망이
매크로 관련 법 조항 신설에도 실효성 의문
위반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암표 관련 경범죄 처벌법 벌금 20만원 그쳐
2024-01-12 06:00:00 2024-01-12 0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지난 2021년 아이돌 공연과 팬미팅 표를 암표로 판 조직의 주범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는데요.
 
암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된 가운데 공연법 개정안이 오는 3월22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 역시 처벌이 약해 암표 근절에 대한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고액 암표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벌금 보다 더 크다는 지적입니다.
 
임영웅 콘서트 VIP 티켓 최대 3263.6% 오르기도
 
공연법 개정안에는 '정보통신망에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한 반복 실행)를 이용한 암표 문제가 활개를 치면서 신설한 조항입니다.
 
하지만 업계 현장에선 해당 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데요. 지난해 열린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 티켓 가격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VIP 정가가 16만5000원이지만 온라인 상에서 최대 555만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티켓 한 장당 최대 3263.6%의 수익을 올리는 건데요. 암표상은 VIP 티켓 2장만 팔아도 이미 벌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게 되는 셈입니다.
 
암표 조직은 매크로를 통해 콘서트 온라인 입장권을 예매한 후 인터넷 사이트와 지인, 여행사 등을 통해 판매하는 방법으로 수십 배의 차익을 남깁니다. 자금관리책부터 예매책, 매크로 프로그래머, 전달책 등 체계를 갖추고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조직화 된 암표상은 차명 아이디를 이용하고 있다. 암표상이 활개치는 건 결국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단 이야긴 현재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의미다. 암표를 판매하는 수익보다 리스크가 크면 누가 암표 판매를 하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벌금 20만원 경범죄 처벌도 쉽지 않아
 
여전한 암표 사각지대도 문제인데요. 현재 규정상 암표는 장소에 한정합니다. 온라인 상이나 공연장 외의 지역에서 판매를 할 경우 암표 매매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공연장에서 티켓을 웃돈을 주고 팔아야만 경범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마저도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면 된다는 설명입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변호사는 "경범죄 처벌법 규정에서 암표 매매와 관련해 애매하게 표현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은 "암표 규정도 법 개정을 통해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처벌 수준도 낮은데 이마저도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은 오래된 법이며, 대중들이 암표가 범죄라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고 강조했습니다.
 
암표상의 조직화로 주범을 제외한 다수는 암표 판매 행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고윤기 변호사는 "단순 판매책의 경우 매크로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니 경범죄 적용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범죄 처벌법 제3조 2항 4호 암표 매매와 관련한 규정은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에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나루터를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암표 매매 관련 법의 현실입니다. 
 
콘서트 무대 이미지. (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