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기차 신차 판매량이 둔화한 반면 중고 전기차 시장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2021년 이후 3~4년이 지나면서 중고 매물로 대거 나오기 시작한데다 갈수록 보조금 규모가 줄면서 신차 보단 중고차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고 전기차 실거래량은 7348대로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습니다.
중고 전기차 실거래량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같은 기간 전기차 신차 등록대수는 2만5550대로 25.3% 줄었습니다.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2020년 740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만4600대로 급증했습니다.
전기차 신차 구입시 보조금을 받은 경우 의무 운행기간이 2년인 만큼 중고차 시장은 전기차 급증 이후 2년의 시차를 두고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실제 2021년 이후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부터 중고 전기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등록일로부터 2년의 의무운행기간이 있습니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2년 내 매각하거나 관내 주민이 아닌 타 지자체 주민에게 판매시 받은 보조금 일부를 토해내야 합니다.
또 보조금 규모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신차 구입 부담이 늘은 것도 중고 전기차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2018년 최대 1200만원에서 올해 650만원으로 매년 축소됐습니다.
현대차 전기차 정비사가 배터리 등급 평가를 위해 고전압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중고 전기차 시세도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대비 낮아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엔카닷컴이 지난 3월 발표한 '2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기차의 전월 대비 시세 하락률은 7.5~8% 수준으로 전체 평균치인 5.93%보다 높습니다. 전기차 업체들 간 할인 경쟁이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업계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면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차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죠.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부터 중고 전기차 판매에 본격 나서면서 업계는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려면 배터리 성능 평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소비자들이 중고 전기차 구매시 배터리 성능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평가와 가격산정 기준이 없어 2021년 기준 판매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간 거래 비중이 64%에 달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중고 전기차 가격 산정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