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택 사업에 무게를 두는 건설사들이 3분기 실적 시즌에 웃을 전망이다. 주택 사업은 수익성이 좋은데다,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지연 사례가 많지 않은 편이다. 건설업계도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저하를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대림산업(00021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
금호산업(002990) 등 주택 사업 중심의 건설사들은 이 같은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
2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C현산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HDC현산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8810억원, 영업이익 96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2.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림산업의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매출액 추정치는 2조49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635억원보다 15.2% 늘어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482억원이다. 전년 동기 2230억원에서 11.3% 증가한다. 주요 건설사 중 하나인 금호산업도 3분기 컨센서스가 지난해 실적보다 높다. 매출액은 4444억원, 영업이익 207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4.3%, 24% 상승한다.
코로나19로 건설업계도 실적 저하의 가능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들 건설사는 3분기 실적이 오히려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주택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공사 지연 가능성이 비교적 적어 기성금 회수가 원활하고, 수익성 좋은 주택 분야에서 마진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HDC현산은 상반기 매출액 1조9635억원 중 외주주택 부문 매출이 1조4795억원으로 75%에 육박했다. 과반을 훨씬 넘는다. 땅을 사서 시행과 시공을 같이 하는 자체공사 부문도 12%를 차지했다. 반면 토목과 일반건축은 6.1%, 3.1%에 그쳤다.
대림산업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주택에서 나온다. 상반기 매출 5조114억원 중 주택에서 2조7929억원을 냈다. 전체의 55.7%다. 수익이 높지 않은 플랜트와 토목의 매출 비중은 15.1%, 14.8%다.
금호산업은 건축과 주택, 토목의 매출 비중이 대체로 고른 편이다. 상반기 기준 각각 30%, 33%, 35%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건 주택 매출의 비중이 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주택 비중은 매출 전체에서 25%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 7.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건축과 토목은 3.2%포인트, 4.7%포인트 감소했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재편하는 점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상반기 신규 수주 중 74%가 주택이고, 수주잔고 중 주택 비중도 56%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목이나 플랜트는 각 현장마다 시공 내용이 많이 달라 원가를 절약하기가 어려운 반면 아파트와 같은 주택은 정형화된 틀이 있어 원가 절감 노하우도 쌓여 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하지만 해외 사업이 적고 주택 일감이 많은 건설사는 실적이 하락할 우려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분양이 많아질수록 실적 부담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신길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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