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고위공직자 자녀에 대한 '엄마·아빠 찬스'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논문 포스터 '대리 발표' 의혹에 이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에 공군 간부가 죽 배달 심부름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비리'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등 연일 터지는 정치인 자녀에 대한 특혜 논란에 누리꾼들은 '부모님 잘 둬서 좋겠다'라며 허탈한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S는 전날 김병기 의원의 아들이 군 복무 중 장염을 앓자 군 간부들이 부대 밖에서 죽을 사다 주는 심부름을 최소 두 차례 이상 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의 아들이 누군가에게 전화해 유명 죽 전문점의 특정 메뉴가 먹고 싶다고 말하자 한 시간 쯤 뒤 한 간부가 죽을 사왔다는 설명이다.
이날 김병기 의원은 입장문 통해 “차남이 심한 장염으로 설사·탈수증세를 보여 입원을 한 후 생활관으로 돌아오자 행정반장인 김 모 중사가 ‘많이 아프다며? 이거 먹어라’고 죽을 줘 감사히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남은 한 번 받았다고 했고 전달자를 밝혔는데 KBS 보도는 ‘최소 두 차례’라고 하니 나머지 전달자를 밝히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 덧붙였다.
지난 20일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아들의 미국 고교생 대상 경진대회 참가를 서울대에 부탁하고, 연구 포스터도 아들 대신 대학원생이 학회에 나가 발표한 것이 확인됐다. 다만 서울대는 나 전 의원 아들이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등 연구 기여가 분명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나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제 아들이 정말 ‘허위 스펙’을 바랐고 그걸 대입에 활용하려 했다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을까요?"라며 "제대로 하지도 않은 연구에 이름을 올리고, 일본 학회에 참석한 것과는 정반대의 케이스"라고 입장을 내놨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 자녀에 대한 '찬스' 의혹 보도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누리꾼들은 쌓인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스스로 과잉 충성하는 사람이 잘못된 건가, 부모 잘만나서 좋겠다", "저들이 누리는 특권은 당연하지 않다,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해줬으면 특혜가 아니겠지만 유력 정치인들의 자녀들만 해당하는 사항이라 문제인 것",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면서 변한 게 하나도 없네"라는 반응을 내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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