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출과 내수를 중심으로 한 성장경로에 파란불이 켜졌지만 고용시장 침체와 저물가 위협,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재확산은 리스크로 꼽힌다. 취업자 수 감소세는 7개월 연속 이어지는 등 관련 고용지표는 연일 악화하고, 저물가 흐름이 계속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발생 위험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코로나 재확산에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어 국내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취업자 수는 270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19만5000명 감소를 시작으로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등 3개월 연속 35만명 이상 급감했다. 이후 7월과 8월엔 각각 27만7000명, 27만4000명 줄면서 감소폭이 다소 작아졌지만 8월 중순부터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에 감소폭은 커진 상태다.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놓인 20·30세대의 취업난은 더 심각했다. 9월 기준 20대 취업자 수는 35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9만8000명(-5.2%)이 감소했고, 같은 기간 30대는 52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8만4000명(-5.1%) 줄면서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에 하반기 고용 회복세가 재개될 거라 낙관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채용계획을 줄이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형국이다. 지난달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을 조사한 결과 2곳 중 1곳은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0% 내외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국내 경기회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저물가 기조는 불황의 징후로 읽히는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0.0%) 마이너스를 벗어난 이후 7월 0.3%, 8월 0.7%, 9월 1.0% 등 3개월 연속 상승하다 다시 0%대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국들의 코로나19 재확산이 국내 경기 회복에 변수로 작용해 하반기 경기회복을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날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환진자수는 약 60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또 지난 9월 초 하루 3~4만명대까지 줄어들었던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이달 들어 하루 10만명대로 급증했고, 유럽의 신규 확진자 역시도 최근 30만 명대를 웃돌고 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다시 한번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용시장 충격이 소비 및 투자 등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질 경우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 재확산 여파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향후 시차를 둔 뒤 우리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 4분기 경제는 터무니없이 가라앉을 수도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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