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치권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자 3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지급 방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앞서 선별적으로 줬던 2차 재난지원금에 관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이재명 경기 지사가 강조한 '소멸성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적 지급'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4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에 3조6000억원 상당의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하기로 했다. 정의당도 3차 재난지원금 이야기를 꺼냈다. 정치권에서 재난지원금 카드를 만지작하는 건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명을 넘고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상향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부쩍 커져서다. 다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감염병 확산 추이와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다.
이에 결국 국민 여론을 생각해 3차 재난지원금을 주긴 할 텐데 다 줄 것인지, 일부에게만 지급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당정은 지난 5월 1차 재난지원금을 줄 때는 14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 모든 국민에게 지급했다. 반면 9월 2차 재난지원금은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청년 등에게 선별 지급한 바 있다.
8월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2차 유행에 따른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재난지원금 지급 방법을 두고 논의가 촉발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여권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줄곧 주장해왔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편성 때도 선별적 지급을 결정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당 지도부 등과 논쟁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당정이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이 강행하고도 실효성 논란을 빚게 되자 결국 이 지사의 판단이 옳았다는 인식만 커졌다.
문재인정부를 지지하는 대표적 경제학자인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21일 "소득과 소비의 성장률 모두 선별 지급은 효과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학에서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성장률 기여도이기 때문"이라며 "모든 가계의 소득을 증가시킨 전국민 재난지원금(재난기본소득)과 달리 선별적 재난지원금은 역설적으로 가장 어려운 소득 하위 50%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난 지난 20일부터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코로나19 비상에 따른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불을 당겼다. 그는 "1차 재난지원금과 2차 재난지원금은 경제활성화 효과에서 통계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큰 차이가 있었다"라며 "경제효과를 고려할 때 3차 지원은 반드시 소멸성 지역 화폐로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지급하는 재난 기본소득 방식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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