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소리 동반한 손가락 통증 '방아쇠수지증후군'
손가락 힘줄 결절·종창이 원인…스마트폰 사용에 전 연령층 확산
2020-12-13 00:00:00 2020-12-13 00: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A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연장된 재택근무에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무실이 아닌 거실 컴퓨터 앞으로 출근하고 거래처와 미팅도 화상 채팅이나 메신저로 해결한다. 그러던 중 약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딸깍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 후 통증과 함께 손가락이 안 펴지게 되자 방문한 병원에서 '방아쇠수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 힘줄에 생긴 결절 또는 종창으로 인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 마찰을 받아 딸깍 소리가 나거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중지와 약지, 엄지손가락에 발생하며 손바닥 쪽 도르래 부분이 두꺼워져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튕김이 나타나 영어로는 '트리거 핑거(trigger finger)'라고 불린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을 펴거나 쥘 때 통증이 발생한 경우, 쉽게 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경우, 손가락을 움직일 때 딸깍하는 마찰음이 나타나는 경우, 손가락과 손바닥이 연결되는 관절 부위에 통증, 붓기가 발생한 경우 의심할 만하다.
 
원래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사무직 직장인이나 손을 많이 쓰는 주부, 골프 선수, 음악가에게서 많이 관찰됐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는 10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 노년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8만1431명이었던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는 2919년 22만7651명으로 25.4% 증가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환자는 손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충분히 휴식하는 것으로 호전된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진행하며 국소 마취제 및 스테로이드를 건막에 투여하는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퇴행성 변화까지 일어날 정도로 만성화된 상태의 경우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윤형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가 적지 않다"라며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발생하는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초기에 발견할 경우 예후가 좋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힘줄에 퇴행이 나타날 정도로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고 장시간 손을 사용하는 작업을 피해야 방아쇠수지증후군 등 수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라며 "업무 때문에 반복 작업을 피할 수 없을 경우에는 스트레칭으로 손가락과 손목을 틈틈이 풀어주는 것도 손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윤형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세란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