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재사용 산업이 미래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부터 전기차 소유자의 폐배터리 반납 의무가 폐지되면서 민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생산·배터리 업체들은 친환경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15억달러(한화 약 1조6500억원)에서 오는 2030년이면 180억달러(약 19조7172억원) 규모로 1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차량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품목인 배터리의 경우 사용 기간이 약 5~10년으로, 초기 용량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교체가 필요하다.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산화코발트·리튬·망간·니켈 등의 물질 등은 독성을 지니고 있어 그대로 폐기·방치될 경우 황산 등 오염물질을 배출할 우려가 높다. 이에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사용 후 배터리 처리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 나온 폐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니켈·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등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폐배터리에서 금속 가치가 높은 코발트·니켈·탄산리튬 추출시 나오는 유가금속은 자동차 한 대당 약 100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한 이후 올해부터 폐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폐배터리 배출규모가 올해 440개(104톤)에서 오는 2029년 7만8981개(1만8758톤)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올해부터 전기차 소유자가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폐지되면서 민간 폐배터리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초기 폐배터리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어떻게 형성이 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민간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초기 과점력을 형성한 기업들이 향후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높은 성장성을 감안해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OCI(010060)는
현대차(005380)의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실증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큐셀도 현대차와 폐배터리 기반 ESS 공동 개발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기차, 전동공구, 휴대폰, 노트북 등에서 배출되는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051910) 배터리사업부문)은 지난 2018년 호주 폐배터리처리업체 ‘인바이로스트림’과 협업해 새 배터리를 생산하는 순환사업을 추진 중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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