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연초부터 올해 수주 목표액의 10% 이상을 채우며 순항 중이다. 해운업 반등으로 올해 작년보다는 선박 주문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해외 선사들과 건조 계약 논의도 활발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선박 수주 규모는 3조9265억원으로 올해 수주 목표액의 11.7%를 달성했다. 올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액은 304억달러(한화 약 33조4600억원)로, 구체적으로 한국조선해양 149억달러, 삼성중공업 78억달러, 대우조선해양 77억달러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조8273억원을 수주하며 올해 목표액의 11.2%를 달성했다. 공시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7척을 수주했는데 이중 현대중공업이 컨테이너선 4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이 컨테이너선 4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주문받았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2척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LNG로 추진하는 컨테이너선 5척, 7812억원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올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앞서 수주한 컨테이너선 4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더한 총 수주액은 1조4418억원으로 올해 목표액인 78억달러의 16.8%를 달성했다.
3사 중 가장 부진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4척을 4863억원 규모로 주문받으며 분발 중이다. 올해 수주 목표액은 77억달러로, 현재까지 수주액은 6574억원(7.7%)이다.
해운업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경기도 올해부터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목표 합산은 작년보다 약 100억달러 가까이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보다 48%, 삼성중공업은 42%, 대우조선해양은 37% 목표치를 올려잡았다.
아직까진 성과가 나쁘지 않다. 지난달 국내 조선사들은 2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약 5배 성적을 개선했다. 특히 주력 선종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VLCC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1월 전 세계 발주량의 54%를 따내기도 했다.
지난해 수주한 23조원 규모 카타르 물량 발주가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도 밝다. 해외 언론들이 현대중공업이 나이지리아와 LNG 운반선 5척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이고, 삼성중공업 또한 그리스 선사로부터 LNG 추진 VLCC를 최대 4척 수주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추가 주문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선박 수주가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은 무난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약 취소나 환율 하락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온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하반기 수주가 늘었음에도 환율 손해가 1560억원가량 발생해 예상보다 저조한 연간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취소의 경우 선주나 조선사의 이해관계나 사정에 따라 종종 있는 일"이라며 "건조에 드는 비용은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받기 때문에 큰 손실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감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선 악재"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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