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가 주식 물려줄게"…10년 이상 가져갈 종목은
미성년자 주식계좌 1년새 2배…"자녀세대 주도기업에 투자"…안전성 갖춘 배당주도 관심
2021-02-22 04:00:00 2021-02-22 04:43:02
[뉴스토마토 백아란·박준형·우연수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부 문현정(35)씨는 최근 5살 딸 이름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하지만, 자녀들은 주식 투자에 일찍 눈뜨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업점을 찾아갔다. 10년 이상을 투자해도 떨어지지 않을 종목을 골라 매달 1주씩이라도 담아줄 생각이다.
 
올 들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주식계좌가 크게 늘었다. 최근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봤거나 투자 시기를 아쉽게 놓친 부모세대가 자녀들에게 주식을 사주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투자해도 좋을 종목으로 4차 산업혁명·전기차·반도체 분야의 대형주와 안정성을 갖춘 배당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추천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꾸준히 기대되는 종목을 살펴봐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를, 해외 쪽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구글(알파벳)을 들 수 있다”고 제시했다.
 
디램(DRAM)업황 개선과 비메모리 수요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기업의 경우 언택트 시대에 탄탄한 비대면 플랫폼이 강점이다. 현대차는 독자 브랜드 전략을 통해 미래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다.
 
황 센터장은 “이들 기업은 시장지배력이 확고하고 실적도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녀에게 물려준다고 한다면 자율주행, 전기차, 클라우드 같은 앞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과 산업에서 파이를 많이 가져갈 대형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기본적인 방향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이용해야할 만한 기업들을 사는 것”이라며 “자녀들이 성장 후 살아갈 때 어떤 기업을 이용할 것인가 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과 반도체 업종을 유망주로 지목했다. 이 센터장은 “종목 면에서는 삼성전자와 네이버(NAVER(035420))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을 추천하고, 고령화 사회 속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같은 제약기업도 좋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외 증시투자에 대해서는 “아마존 같은 기업은 자녀들도 앞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업이며, 중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릴 경우 인덱스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배당주를 추천하기도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주식계좌개설은 장기 저축형 상품처럼 묵혀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꾸준히 배당이 나오면서 절대 '망하지 않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특히 “SKT나 KT같은 유틸리티 섹터의 주식이나 지주회사 또는 은행업종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높으면서 배당률도 높다”며 “해외주식의 경우 배당금이 꼬박꼬박 나오는 ETF나 전형적인 배당상품인 리츠에 투자할 만하다”고 거론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펀더멘털을 갖춘데다 배당성향까지 좋아 장기간 넣어두기에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 들어 미성년자의 주식 신규 계좌개설은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자기자본 상위 7개 증권사의 올해 1월 미성년자 신규계좌 개설건수는 8만3508좌로 집계됐다. 누적 주식계좌건수는 지난해 1월(30만좌) 대비 2배 늘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만큼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계좌의 경우 증여를 통한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어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백아란·박준형·우연수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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