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집착…일본차, 뒤처지는 전기차 경쟁
국내 시판 일본 전기차 전무…현대차·테슬라 적극 행보와 대비
2021-02-22 06:17:20 2021-02-22 06:17:2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전기차 주도권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테슬라도 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단행했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수하며 전동화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오는 23일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공개한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탑재되며, 실내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또한 차량 내부에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친환경 공법을 적용해 모빌리티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아이오닉5에 이어 기아 ‘CV(프로젝트명)’는 내달 공개된 후 7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 12일 SUV 모델X의 보급형인 모델Y를 선보였다. 모델Y의 시작가격은 당초 6000만원대로 점쳐졌지만 스탠다드 레인지 5999만원, 롱 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공개된 아이오닉5 내부 이미지. 사진/현대차
 
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보면 전기차 가격이 60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100%, 6000만원부터 9000만원 미만은 50%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가격을 5999만원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볼보는 올 하반기 브랜드 첫 전기차 모델인 ‘리차지’를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준중형 SUV ‘EQA’와 대형 세단 ‘EQS’,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각각 ‘e-트론 스포트백 55’, ‘ID.4’를 연내 출시하는 등 전기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반면, 일본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위주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 ‘뉴 CR-V 하이브리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이번 모델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 2024년까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사진/토요타코리아
 
토요타는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캠리 부분변경모델, 렉서스는 LS 부분변경모델과 LC 컨버터블을 올 상반기 내세운다. 국내에서 시판되던 일본차 중 유일한 전기차 모델이었던 닛산 ‘리프’는 지난해 닛산의 한국 철수 결정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일본 전기차 모델은 전무한 상태다. 
 
일본 업체들은 강점이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를 극대화해, 재원을 마련한 후 전고체 배터리에 투자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전기차로의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전동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업체들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2024~2025년으로 예상하고 그때까지 하이브리드 판매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면서 “이로 인해 전기차 경쟁력이 떨어졌으며, 당초 예측보다 전기차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판도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일본 업체들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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