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은 크는데…이커머스서 고전하는 롯데
'롯데온' 수장 찾기 난항…이베이 인수 돌파구 될지 주목
2021-03-23 16:27:41 2021-03-23 16:27:41
지난 1월13일 상반기 VCM을 주재 중인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지주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쿠팡의 상장으로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롯데온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롯데온의 수장인 조영제 전 이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한 달이 다됐지만 새로운 수장을 찾지 못한 데다 성장률까지 신세계에 뒤처지면서 내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커머스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받아 주주들에게 송구하다"며 "외부 전문가를 도입해 그룹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앞서 외부에서 이커머스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한 뒤 적임자 물색에 나섰지만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쟁사들이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구원 투수로 등판해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판단에 제의를 쉽게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최고경영자와 총괄임원, 빅데이터 전문 조직에도 외부 출신을 발탁하며 순혈주의가 깨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사에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 분위기 때문에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에 그쳤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전체 이커머스 거래액이 전년 대비 19.1%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쓱닷컴은 거래액은 3조9000억원 수준으로 롯데온보다 적었지만, 전년보다 37% 신장했다. 거래액만 놓고 봐도 네이버쇼핑(28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보다 크게 뒤지는 수준이다.
 
롯데 이커머스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데다가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플랫폼 '스마일배송'을 활용해 물류 부분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충분히 관심이 있다"면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5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가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9% 하락한 16조184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 하락한 346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실적 악화로 인한 자산손상 영향과 영업권 손상 영향으로 작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FI)와 연합하거나 금융기관 대출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롯데 온라인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인수하더라도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베이의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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