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무단 방치 등 전동 킥보드 안전 문제가 지난 2월에만 서울에서 13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경쟁하듯이 견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전동 킥보드의 실질 민원 건수는 지난 2월 한 달에만 1305건이나 됐다. 환불과 이용 문의 등을 제외하고, 무단 방치로 인한 수거 요청이나 사고 처리 같은 안전 문제만 따졌을 때의 수치다.
지난해에도 월 민원 건수가 비슷하게 집계됐고 기온이 낮은 12월 내지 지난 1월만 월 700건 가량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문제가 거듭 누적되자 법적 근거 마련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웅식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지난 1일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 증진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조례안은 도로, 그 밖에 공공장소 등에 전동 킥보드를 무단 방치하거나 통행을 방해할 경우 제재 조치를 규정했다. 도로법 74조에 의거, 서울시가 이동·보관·매각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대여사업자가 안전모 비치, 최고 운행 속도 조정, 킥보드 주차장 확보·운영 등을 통해 이용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최 시의원은 "사업자가 전동 킥보드 센서를 감지해 빨리 수거해야 한다"며 "영국처럼 사업자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운영에 대해 페널티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역시 '정차·주차위반차량 견인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이번달 재상정할 계획이다. 킥보드 견인료 4만원, 보관료 최대 50만원을 매기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소관 상임위원회에 개정안을 회부한 바 있으나 시의회로부터 법적으로 가능한지 알아보라는 주문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초에는 견인을 위해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다가, 같은 달 경찰로부터 시행령 개정 없이도 견인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과태료 부과 절차가 선행해야만 견인할 수 있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유권해석으로 재량권이 생긴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생계 수단인 오토바이 과태료 부과에 경찰이 소극적이어서 킥보드 역시 부과하기 힘들었다"며 "차선책으로 견인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도 방치로 민원도 많이 들어오고, 지하철 역사 입구에 방치로 사고도 많아 법률 제정을 기다릴 수 만은 없었다"면서 "공유 킥보드 업체가 찾아가지 않을 경우 매각과 처분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9일 서울 을지로3가에 공유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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