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대해 "잠수함 협력사업과 함께 양국 간 고도의 신뢰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성공해 시제기를 완성하고, 인도네시아 국방 수장이 시제기 출고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성공을 위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한국은 아세안을 대표하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고,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신남방정책을 통해 양국 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서욱 국방장관과 다양한 문제를 두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우리 두 나라가 더 협력하고 관계가 발전하는 계획을 만들었다"며 "양국 관계가 더욱 강하고, 더욱 정교하게 (발전하는) 약속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인도네시아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이자 KF-X 공동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인물로 알려진 프라보워 장관의 이번 방한은 양국이 총사업비 8조8000억 원을 공동 부담해 오는 2026년까지 개발하기로 한 KF-X(인도네시아명 IF-X)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 원을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만 납부한 상태다. KF-X 개발주관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했던 기술진 114명도 작년 3월 모두 철수시켰다.
인도네시아 측은 경제난 등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지만, 인도네시아가 미국 보잉사의 F-15EX, 프랑스 라팔 등 검증된 외국산 전투기 구매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기간이 필요한 'KF-X' 사업에 다소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렇기에 이번 프라보워 장관의 방한은 KF-X 사업 참여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이를 지렛대로 인도네시아 측에서 핵심기술 추가 이전 등 사업 조건 변경을 시도하거나 거액의 차관 도입을 요청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양국 간 고도의 신뢰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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