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최근 식품에서 고무장갑, 애벌레 등 이물질이 나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품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어떻게 달라졌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의 냉동만두 제품인 백설 납작 군만두 봉지 안에서 흰색 고무장갑이 혼입돼 논란이 일었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이 12월에 제조한 것으로 소비자 A씨가 최근 냉동만두를 먹기 위해 봉지를 뜯다가 고무장갑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CJ제일제당은 작업자가 제조설비에 올려둔 장갑이 제품 봉지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냉동만두 제품 제조 과정은 일반적으로 자동으로 이뤄지는데 이날 장비 문제로 수작업을 하다 일이 발생했다는 것.
게다가 냉동만두 제품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을 걸러내는 시스템에서도 고무장갑을 잡아내지 못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엑스레이 검사, 중량 검사, 금속검출기 등 총 3가지 시스템으로 이물질을 걸러내는 데 고무장갑 특성상 금속 검출기에 잡히지 않았다. 이어 색상이 흰색인 데에다가 무게까지 만두 한 알과 비슷해 중량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도 통과했다.
CJ제일제당은 고무장갑 혼입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금속 검출기에서 탐지 가능한 식품용 장갑으로 교체했다.
롯데제과(280360)도 와플 과자에서 화랑곡나방의 애벌레가 나오면서 한 차례 곤혹을 치렀다. 살아있는 벌레와 함께 이미 죽은 벌레도 나왔다.
롯데제과는 제조한지 11개월이 지난 과자인 만큼 제조 과정이 아닌 유통 과정에서 들어간 것이란 입장이다. 제조 과정에서 혼입되기가 사실상 힘들고 고온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살아있는 벌레가 나올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혼입된 벌레가 화랑곡나방의 애벌레인 것으로 볼 때 유통 과정에서 화랑곡나방이 포장재를 뚫고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쌀벌레의 일종인 화랑곡나방은 날카로운 이빨로 식품 포장 비닐을 뚫고 그 속에 알을 낳는다. 그동안 식품업계에서 화랑곡나방으로 인한 애벌레 피해가 빈번했으나 침입을 100% 막을 수 있는 포장재는 없어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어 도미노피자에서도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는데 도미노피자측은 옥수수 심지라며 해명하는 일도 벌어졌다. 세스코에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옥수수 심지로 확인했고 피자에 옥수수를 넣는 과정에서 심지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식품 이물질이 혼입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식품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어떻게 달라졌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위생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면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가정간편식(HMR)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 자체적으로 품질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위생이 강화됐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해야한다”며 “식약처, 공장이 있는 지자체 등 관련 당국도 시설 위생 점검·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위험·위해원인별 식품·이물질 위해정보 건수는 1만423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건수 중 20.3%를 차지하는 비중이며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약 32%(4597건)는 플라스틱, 벌레 등 이물질 검출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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