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 형' 야구+유통 마케팅 통했지만 SNS로 잇단 구설
이마트·SSG닷컴 야구단 효과 톡톡…남다른 소통 행보에 평가 엇갈려
2021-05-30 06:00:00 2021-06-01 20:34:09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SSG랜더스의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단을 응원하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유통과 야구를 연계한 마케팅을 펼치며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0년 트위터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SNS 활동을 하며 SNS마케팅에 적극적이지만, 사소한 말실수로 구설에 올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 SSG닷컴 등과 SSG랜더스가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은 큰 호응을 얻었다. SSG랜더스가 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지난 18일~23일까지 SSG랜더스 유니폼, 모자, 로고볼, 선수 배지 등과 관련 용품은 판매 호조를 보였다.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각각 20개씩 판매한 스타벅스 친환경 유니폼과 모자 '랜더스벅'은 3분 만에 완판됐으며, 지난 17일 오후 8시부터 진행한 SSG랜더스 유니폼·모 판매 라이브 방송 이후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20배가 증가했다. 지난달 1일부터 4일까지 이마트와 진행했던 '랜더스 데이' 기간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3.4% 늘었고, 방문자 수도 10% 이상 늘었다.
 
SSG랜더스 인수 당시 야구단과 유통사업 간 시너지 확대를 강조한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좌완 투수 오원석에게 직접 응원의 문자를 보내는 등 구단주로서도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원석은 구단주 사칭 문자라고 생각해 별다른 답을 보내지 않았으나, 진짜 정 부회장이라는 추신수의 말을 듣고 뒤늦게 답변을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투수 오원석의 사진을 올리며 "오원석 선수의 선발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선발 첫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랜더스의 보석이 되어주세요. 원석에서 보석으로"라는 글을 남겼다.
 
창단 첫 경기가 열렸던 4월4일에는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해 팀 승리를 이끈 최주환, 최정에게 '용진이 형 상'을 만들어 한우와 함께 수여 하고, 선수단에 이마트나 스타벅스 할인 등 그룹 직원이 받는 혜택을 비슷하게 받게 하는 한편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스포츠단에 애정을 가지고 직접 나서 홍보를 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팀 내 질서나 선수 대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팀 성적에 따라 모그룹에도 직·간접적인 매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정제되지 않은 소통으로 MZ세대에게 소구력 있는 만큼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리면 기업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8일 기준 65만명으로 '인플루언서'와 같은 수준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는 게시글을 올리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퇴출 중인 고급요리 ‘샥스핀’을 인스타그램에서 홍보했다. 문재인 대통령,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남긴 세월호 추모 글귀와 일치하는 음식 감상평을 남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치적 의미로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오해의 소지가 있어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말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에서는 롯데를 도발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키움히어로즈에 대해선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사 매출을 높이는 기여한 바는 있으나 지금 단계에서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리스크도 높아져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현재까지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갔지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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