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성희롱 피해를 입고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여직원을 오히려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비방한 직원이 벌금 100만원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7월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고인에게 미안한데 어느정도냐면 팀장이(고인 때문에) 힘들어 가지고 입이 돌아갔다. 속된 말로 할 줄 아는게 영어밖에 없고, 업무에 대한 기여는 전혀 없고"라고 거짓말 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
고인은 2012년 회사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우울증을 앓았고 이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가 사건 한달 전 휴가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고인의 상태는 회사 일을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 '근무불가' 상태였다.
1, 2심은 "피고인의 명예훼손 발언으로 인해 딸을 먼저 보낸 피해자의 유족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점에 비춰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유족과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고인이 회사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며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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