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실효적 군인권 보호관 설치 법안 입법을 촉구했다. 민간 변호사를 군인권 보호관에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변협은 7일 성명서를 내고 "군 인권 침해와 폐쇄적 병영문화로 인한 비극은 군 참모총장의 사퇴와 가해 장병의 형사처벌이라는 일회성 대증적 요법으로는 해결이 난망하다"며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통해 해법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공군 여성 부사관 A씨는 상관의 성추행 사실을 직속 상관에게 알렸다가 사건 은폐 시도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존에도 군대 내 기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고 변협은 지적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기본법)'은 지난 2015년 12월 29일 제정됐다.
변협은 "위 법률은 42조에서 군인의 기본권 보장 및 기본권 침해에 대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군인권보호관을 두도록 정하고 있을 뿐 군인권보호관의 조직과 업무 및 운영 등에 관해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기본법 제정 이후 군인권보호관 설치에 관한 사항을 구체화한 후속 법률의 입법은 아직까지 묘연하고, 이러한 입법 미비로 인해 정작 군인 인권 보호를 위해 실질적인 역할 수행에 나섰어야 할 군인권보호관은 태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군인권보호관 설치를 골자로 '국회군인권보호관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의장 예하에 군인권보호관을 설치하도록 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변협은 "군인권 침해 사건들은 군 조직의 폐쇄적 특성으로 인해 각 군 및 각 급 단위 일선 부대에서 개별적으로 은밀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군인권보호관을 국회에 두게 되면 복무중인 피해 장병들의 즉시 접근성과 현장성 저하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효성 있는 군인권 보호관으로 변협은 독립성 있는 민간 변호사를 내세웠다. 변협은 기존 기본법이 전문 상담관 설치 기관으로 대령급 이상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나 중장급 이상이 지휘하는 부대 등으로 정하고 있으니, 군인권 보호관도 각 군단과 사단급 예하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군인권 보호관은 군인의 기본권 보장 및 침해방지를 위해 법률이 정한 고유 업무에 대해서 소속 지휘관으로부터 독립해 권한을 행사할 것이 요구된다"며 "기본적으로 군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사실조사와 법률 검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준 사법적 업무수행이 수반되므로, 소정의 법률교육과 법률가적 실무능력을 갖춘 민간 변호사로 임명함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즉 법률에 따라 설치되었어야 할 군인권보호관이 후속 법령 미비로 설치되지 못하고 있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최근 공군 여군 부사관 성폭력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이는 군 기강 확립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변호사협회. 사진/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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