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방지법이 통상 마찰 부른다?…"오히려 반대일 것"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글로벌 앱 공정성 방향' 온라인 국제 콘퍼런스 열어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발의한 레지나 콥 미 애리조나 주 하원 의원 기조 발표
"빅테크 규제는 국제 흐름…글로벌 연합으로 맞서 싸워야"
2021-06-08 14:18:46 2021-06-08 15:14:4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전 세계 각국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국가간 힘을 합치면 국제 통상 마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레지나 콥 미국 애리조나 주 하원 의원은 8일 열린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글로벌 앱 공정성(인앱결제 강제) 방향' 온라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경계(바운더리)를 없애고 미국과 한국이 이 문제를 진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대중의 참여를 더욱 늘리고 더 큰 연합을 통해 빅테크 기업의 자원·역량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반독점·반경쟁 행위에서 기업과 개발자,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레지나 콥 미국 애리조나 주 하원 의원. 사진/네이버tv 생중계 갈무리
 
콥 의원은 애리조나 주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안인 'HB2005'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애리조나 사용자로부터 연간 누적 다운로드가 100만건을 초과하는 디지털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하는 플랫폼이 앱 내 결제 시스템(인앱결제)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은 지난 3월 말 31대 29로 애리조나 주 하원을 통과했다. 사실상 구글과 애플 두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측에서 로비스트를 통한 집중 견제에 나서면서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애리조나 외에도 미국의 여러 주에서 비슷한 성격의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스다코타 주는 하원 통과에 실패했지만, 조지아 주·플로리다 주·일리노이 주 등도 관련 법안을 처리 중이다. 현재 유럽과 호주도 반애플, 반구글 법안 입법을 진행 중이다. 
 
콥 의원은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국가 간 통상 마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국제 통상 문제를 우려하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콥 의원은 "저는 오히려 반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가에서 비슷한 성격의 법안이 통과되면 해당 국가들이 힘을 합칠 수 있는 기회가 돼 국가 간의 분열이나 통상 마찰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통상 문제 등을 우려하는 반대 세력과 미국의 압박으로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해당 법안이 부당한 차별이라는 의견을 보내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 단위의 이슈로 진행되는 것보다는 미국 연방 차원으로 진행돼야 대사관을 통한 의견 조율이 원활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콥 의원은 "이 법안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먼저 논의가 됐지만, 통과되지 못하며 주 정부 소관으로 내려왔다"며 "여러 주에서 법안이 통과된다면 힘이 실려 다시 연방 법원 차원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 뷰즈 매치그룹 부사장도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은 바꿀 수 없는 국제적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소셜 데이팅 앱 틴더를 운영 중인 매치그룹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뷰즈 부사장은  "바이든 정부에 (구글과 애플의) 독점을 막기 위한 인재가 부임해 이들의 반독점·반경쟁 행위를 막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미국도 우파·좌파 할 것 없이 상원의원들이 애플과 구글의 권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기웅 네바다 주립대 교수도 "한국 국회가 걱정하는 미국과의 통상 문제를 이해하지만, 큰 그림의 일부로 봐달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미국 국민들도 콥 의원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 국회를 막을 수는 없다"며 "이런 압박에 한국 국회가 방향성을 바꿔서는 안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사진/네이버tv 생중계 갈무리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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