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직접일자리 사업에 3조원 가량을 쏟아 부었지만, 고용유지율이 30%대로 추락했다. 고용유지율은 정부의 일자리사업 참여 후 민간고용으로 연계된 비율로 전년보다 14%포인트 가까이 내려갔다.
정부는 고용시장 회복 시점에 발맞춰 민간일자리로의 복귀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나 취약계층·고령층 참여율이 높아 일자리 전환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평가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일자리 사업 참가자 97만명 중 민간고용으로 연계된 비율은 37.8%에 그쳤다. 이는 전년(51.3%)보다 13.5%포인트 내려간 수준이다.
정부는 당초 166개 사업을 25조5000억원 규모로 편성해왔다.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기금계획 변경으로 8조1000억원이 늘어난 33조6000억원을 집행했다.
이 중 직접일자리 사업에는 지난해 추경을 포함해 총 2조8587억원을 투입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780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민간 노동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직접일자리 참가자 중 15~34세 청년은 3만7000명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77만5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민간 노동시장의 유도가 쉽지 않다. 저소득층, 장애인,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등 취약계층 참여 비율도 57.3%로 높아 일자리 규모를 무작정 줄이기도 어렵다.
이에 정부는 노동시장 회복에 따라 취업능력자를 민간일자리로 유도하고, 기존 일자리 내실화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참여 전 단계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 참여자가 적극적 취업활동에도 취업에 이르지 못할 경우, 직접일자리 희망 시 추천서를 발급한다. 직접일자리 재참여자는 선발 과정에서 후순위에 배정한다.
참여 후에는 직접일자리 수행기관과 고용센터 간 연계를 강화해 적극적인 취업지원을 실시한다.
사업 평가단계에서는 '훈련·취업지원 연계율' 지표를 신설한다. 해당 지표는 고용 서비스 기관별 기관평가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베이비부머 은퇴·고령화로 다양화된 노인층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신규 직무도 발굴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령층·중증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민간으로 가라고 내몰 수는 없다. 여기에서 보호하되 사업 자체는 내실화를 하겠다는 것이고, 노인의 욕구가 다각화된 것을 고려해 노인일자리도 내실화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층에 대해서는 타성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 관련해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직접일자리는 취약계층의 근로와 복지 성격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당장 없애기 어렵다"며 "청년들이 안주하지 않도록 전직 지원, 교육 훈련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고용장려금, 고용서비스 등 전체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업장 총 22만6000곳, 671만명의 근로자를 지원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위기 국면에서 공공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중심 정책이 버팀목 역할을 했었으나, 이후에는 민간일자리 취업 지원으로 우선순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산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일자리사업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평가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일자리 사업 참가자 97만명 중 6개월 이상 근무한 사람의 비율은 37.8%에 그쳤다. 이는 전년(51.3%)보다 13.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구직자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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