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을 받아 당 지도부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 중 상당수가 여권 대선주자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각 캠프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이 대선 관련 직책을 맡을 경우 대선주자 측은 부담을 떠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대선주자 중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김한정·문진석·서영석·양이원영·임종성 의원 등 총 5명의 의원이 탈당 권유 대상에 포함돼 캠프의 타격이 가장 컸다. 이들 의원들은 이 지사의 대선 공약, 정책 수립 등을 위해 지난달 20일 출범한 '성공포럼' 창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임종성·문직석 의원은 이 지사 측근 그룹인 이른바 '7인회' 일원이다. 임 의원은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까지 총망라한 10만명 규모의 이 지사 지원 조직인 '공명포럼' 대표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의원이 당을 떠날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캠프 내부에서는 '누가 공명포럼을 이끌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지사는 탈당 권유를 받은 이들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면서도 부동산 투기공화국을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9일 "전체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그 친인척들의 부동산 투기여부에 대해 특별조사를 의무화하는 고위공직자 부동산투기조사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공직을 활용해 얻은 부동산 정보로 사적 이익을 탐할 수 없도록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법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을 받아 당 지도부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 중 상당수가 여권 대선주자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각 캠프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이낙연 전 대표 측 인사 중에서는 오영훈·김주영 의원 등이 부동산 탈당 권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오 의원의 경우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이력이 있고, 최근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다. 오 의원은 당 지도부가 충분한 소명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캠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윤재갑 의원도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캠프 측은 탈당 등에 대해선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맡기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류다.
정세균 전 총리 측 인사 중에서는 김수흥·김회재 의원 등이 탈당 권유 대상자다. 김회재 의원의 경우 정 전 총리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기반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도 이들 의원의 소명 등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을 받아 당 지도부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 중 상당수가 여권 대선주자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각 캠프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이들 12명 의원 중 억울하지만 탈당 권유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의원은 김주영·문진석·서영석·윤재갑·임종성 등 5명이다. 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양이원영·윤미향 의원 등 6명은 공개적으로 납득하지 어렵다거나 불복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수흥 의원은 탈당 수용 의사를 번복한 가능성도 내비친 상태다.
당 지도부는 12명 의원에 대한 탈당 절차를 내주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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